'이태원 참사 국조·특검' 장외 투쟁 시동 건 野…용산은 국가 배상 검토 중

      2022.11.13 15:59   수정 : 2022.11.13 19:48기사원문
【서울·프놈펜(캄보디아)=김해솔 서영준 기자】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 조사와 특검 추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 운동’에 나섰다. 여론을 등에 업고 정당성을 챙기는 한편 국정 조사 등에 반대하는 여당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국가 배상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에 착수하면서 법적 책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각 광역시·도당 차원의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한 서명 운동 발대식이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전날 서울시당, 경기도당 서명 운동 본부 발대식이 열렸고 오는 14일에는 오전 11시 경남도당(창원시청 후문 정우상가 앞)과 광주시당(유스퀘어 광장), 오후 4시 인천시당(부평역 광장) 등에서 발대식이 예정됐다.


민주당은 이어 15일에는 대전과 대구, 강원을, 16일에는 제주와 부산, 전북, 울산에서, 17일에는 전남, 충북, 충남 등에서 발대식을 이어 갈 계획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국정 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 즉시 국정 조사를 할 수 있게 국민에게 직접 요청드리고 국민 도움을 받기 위해 범국민 서명 운동에 민주당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서명 접수에 나섰다. 이 대표는 발대식에서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라며 “정부 여당이 진상 규명에 협조적이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도움을 받아 직접 진상 규명에 노력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 같은 장외 여론전을 선택한 것은 '국민 목소리'를 지렛대 삼아 국정 조사 등에 부정적인 여당을 설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 단독으로 국정 조사를 실시한 전례가 없고, ‘참사를 정쟁에 이용한다’는 프레임을 쓸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야권 단독으로 국정 조사가 실시되더라도 강한 여론을 방어막으로 역풍을 막아 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고심이 깊은 이유기도 하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정 조사를 논할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 지금까지는 여당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정 조사 요구서가 국민의힘 협조 없이도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는 데다가, 조사 범위나 기한 등을 야권 뜻대로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민의힘 당내에 커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14일에 연달아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태원 참사 국정 조사 등과 관련해 당내 여론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국가 배상 법률 검토에 대해 "유가족들에 대해 여러 책임을 지겠지만, 당연히 국가가 할 수 있는 법적 책임들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한국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국할 때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해드린 바 있다. 거기에 보면 국가의 무한 책임과 무한 책임 속에서 법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더욱 신속한 수사와 확실한 진상 확인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비서관 간담회에서 "막연하게 정부 책임이라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철저한 진상과 원인 규명, 확실한 사법적 책임을 통해 유가족분들에게 보상받을 권리를 확보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충분한 배상과 위로금 지급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가능해진다"며 "정부는 유가족분들께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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