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조 등 '물밑 불협화음'… 시험대 오른 주호영 리더십
2022.11.15 18:07
수정 : 2022.11.15 18:07기사원문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지난 9월 19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약 두 달 만에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무엇보다 당장 눈 앞에 놓여있는 난제들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원내 지도부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 김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끝내 국민의힘이 야당과 의장 설득을 반대하면 국회법 절차대로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라며 "야3당은 무소속 의원들과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에 기반해서 국정조사 계획안을 실무적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는 선수별 간담회를 통해 국조 관련 의견을 수렴중이다. 전날 3선 이상 중진 의원, 재선 의원과 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초선 의원 모임 운영진과 만나 대다수 의원들이 국정조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확인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조건부 수용을 하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국정조사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정조사에 단일대오로 반대하면서 야당과의 법안, 내년도 예산 협상에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69석의 압도적 의석을 가진 야당이 경찰국 예산, 대통령실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데 이어 정부가 중점 추진할 법안들에 대해서도 삭감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세 뿐 아니라 법인세 인하 등 세제 개편안을 두고도 여야가 물러섬 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국정조사에까지 불참할 경우 여야간 대치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12월 2일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넘기고 준예산으로까지 갈 경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뒷받침해야 하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 셈이다.
당장은 가라앉았지만 친윤계 의원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주 원내대표가 지난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으로 논란을 빚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을 국감장에서 퇴장시킨 데 대해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판과 불만이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은 국정조사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야당 공세에 '소극적인' 당 지도부에 친윤계 의원들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비윤계'로 꼽히는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친윤 사람들이 '우리들이 만들어준 원내대표'라는 표현을 공공연하게 쓰는 상황에서 어떻게 주 원내대표에게 리더십이 생길 수 있나"라며 "대통령실의 권력과 위세를 믿고, 우리가 만든 원내대표란 오만한 자세를 갖고 있는데 무슨 리더십이 생기겠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중진 의원은 "소수의 미동이지 근본적인 흔들림이 아니다. 어제 중진회의에서도 얘기를 했다"라며 "(주 원내대표가) 당이 더 잘 되도록 하겠다고 했고, 요즘 일에 대해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라는 자리는 위에서 아무리 강한 이야기를 해와도 상대하고 협상을 잘 해야하는 자리다. 원내대표 리더십은 다르다는 걸 사람들이 다 이해하고 있다"라며 "예산안도 통과시켜야 정부가 돌아가는데, 큰 소리 치다가 예산안이 통과 안 되면 어떻게 하겠나. 결과의 리더십이 중요하고, 일부가 얘기하는 것도 분발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