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대주주 행동주의 투자자 TCI "인력 줄여라" 요구

      2022.11.16 05:01   수정 : 2022.11.16 05: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구글·유튜브 모기업인 알파벳이 인원 감축 압박에 직면했다.

대주주이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헤지펀드 TCI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알파벳에 대규모 인력 감축을 요구했다.

아마존이 본사 인력의 약 3%인 1만명을 감원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 알파벳 대주주가 감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력 감축·급여 삭감' 요구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TCI는 이날 알파벳에 보낸 서한에서 급증하는 인력을 줄이고, 비 기술직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높은 임금도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TCI는 알파벳 지분 약 60억달러어치를 보유한 대주주 가운데 한 곳이다.

TCI는 서한에서 인력 감축, 급여 삭감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구글이 오랫동안 투자했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이 없는 자율주행차 투자를 대폭 삭감하고, 대신 주주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이 서한은 아마존이 본사 인력의 3%인 1만여명을 감원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뒤 전달됐다.


앞서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스도 지난주 전체 인력의 13%를 감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는 조금 결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수한 트위터도 전체 인력을 절반을 줄이고 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감원이라고 머스크가 설명했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기술업체들은 경기침체 전망 속에 대대적인 감원을 추진 중이다.

"알파벳, 거꾸로 가고 있다"

TCI 설립자 크리스 혼은 인터뷰에서 "모든 실리콘밸리 업체들이 인력과잉, 지나치게 높은 임금이라는 비슷한 문제를 안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비용절감이 필요한 주요 기술업체들을 관통하는 주요 테마"라고 지적했다.

혼은 이어 "그러나 알파벳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파벳 매출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의 급격한 인력 충원 속도는 그동안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특히 올해 구글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채용이 다시 속도를 내자 더 높아졌다.

알파벳은 지난 1년간 3만6000여명을 신규채용해 전체 인력을 25% 가까이 증원했다. 구글 주수입원인 광고매출이 급감하고 있지만 인력 충원에 속도를 냈다.

TCI도 구글이 급격한 성장세를 지속했던 지난해까지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적어도 방만한 경영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급격한 신규고용 확대와 높은 임금으로 인해 3·4분기 영업마진율이 1년전 39%에서 올해 32%로 떨어지자 얘기가 달라졌다.

알파벳 직원들의 중위 급여는 30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중위 급여보다 3분의2 높다.

한편 TCI가 알파벳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는 있지만 최대 주주는 표결권의 51%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이다.


이들은 알파벳 전체 지분의 12%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이른바 황금주 형식으로 회사 의결권의 과반을 확보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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