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내팽개쳐, 숙청"…'尹추락 기도' 박주환 감싼 탈핵천주교연대 신부

      2022.11.17 07:23   수정 : 2022.11.17 07: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천주교 대전교구(교구장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가 최근 동남아시아를 순방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용기 추락 기원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박주환 신부에 대해 '성무(聖務) 집행정지' 처분을 내린 가운데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홍표 신부가 "숙청당한 기분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라고 박주환 신부를 두둔했다.

박홍표 신부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회가 그를 내팽개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쓰다니 참담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신부는 "사제가 신의 얘기만 하고 사회의 부조리는 비판하면 안되는가, 구약의 예언자들은 타락한 왕들에게 아주 가혹한 비판을 했다, 나라의 앞날이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분이 있어 그래도 교회가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사랑을 받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박주환 신부는 나와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시국 얘기를 나누며 눈빛만 봐도 형하고 아우 부르며 사랑했다, 의기투합한 우리는 도원결의를 했다"며 "정의감 넘치는 그의 에너지는 이번 촛불에서 여지없이 폭발했다. 사탄의 전광훈, 이계성 교회가 그들 때문에 추락할 때 그는 과감히 구마사제라 얘기하며 당당히 맞섰다"라고 했다.


박 신부는 "나라의 모든 게 망가져 있지 않는가, 더 망하기 전에 누군가 십자가를 져야했다, 그에게 바로 성령의 십자가가 떨어진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박주환 신부가 '전용기 추락 기도'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유머스러하고 착한 성품으로 봐서 그의 패러디는 비행기가 떨어져 윤 대통령 부부가 떨어져 죽으라는 건 아니다. 숱한 생명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단지 윤 대통령 부부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극단적인 패러디를 한 것"이라고 했다.

대전교구가 박주환 신부를 정직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바른말 하는데 정직이라니"라며 불편한 뜻을 내비쳤다. 그는 "어느 사제가 교회를 믿고 목숨을 바칠까. 쳐내는 교회서 무슨 애정을 느낄까. 정직은 사제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고 교회에게서 사랑받지 못한 신부는 성소의 위기까지 느낀다. 대단한 아픔"이라고 했다.

박홍표 신부는 "대전교구 원로 사제단은 그를 지켜주어야 한다"며 "원로는 교회 대표에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가 현역보다 좀 더 많다. 그를 지켜야 한다고 건의해야 한다. 권력의 압력에 굴했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다. 또한 기레기(기자들을 비하하는 용어) 언론에 백기 들다니 참담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신부는 "이제는 우리가 지켜 주어야 한다. 촛불과 사제단과 깨어있는 신자가 지켜 주어야 한다. 나는 그의 신념과 포효를 인정하고 믿는다. 탄원서도 필요하다"며 "우려 스럽다. 마음이 약한 그가 과연 자기 성소를 지켜낼까. 저에게 기도해주셨듯이 그를 위해서 (기도해달라). 그런데 왜 그 얼굴이 떠오르며 아픔이 오는지 놀란가슴"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주환 신부는 지난 12일 '기도'라는 단어 밑에 윤 대통령 부부가 출입문이 열린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에 천주교 대전교구 김종수 교구장은 15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박 신부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많은 분들이 받으셨을 상처와 충격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박 신부에게 공적 미사와 고해성사 집전 등의 성무 집행정지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성무 집행정지는 가톨릭교회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징계로, 이를 받은 성직자는 미사나 고해성사 집전 등 사제의 권한과 임무를 박탈당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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