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품목 확대 없이 안전운임제 3년 연장.. "화물연대 총파업 철회해달라"
2022.11.22 11:56
수정 : 2022.11.22 15: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집권여당과 정부가 22일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개 품목에 한해 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키로 했다.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및 일몰 폐지를 주장하며 24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당정이 제시한 절충안이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요구하고 있는 철강·유조차·자동차 등 타 품목으로의 확대 적용은 명분이 없다며 기존 품목에 대해서만 일몰을 연장하겠다고 못박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사태 점검 긴급 당정협의회'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논의 결과 여당과 정부는 컨테이너, 시멘트에 한해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는 결론을 냈다"라며 품목 확대 없이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들의 과로·과속을 막고 적정 운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분기별로 유가 변동분을 반영해 고시하는 안전운임 이상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5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한다.
2020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 등 2개 품목에 대해 우선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가 일몰 기한이다. 화물연대에선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품목 확대를 주장하며 24일 총파업을 예고, 전국 물류를 마비시킬 계획이다.
당정은 일몰을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명분이 없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성 의장은 "화물연대가 추가 적용을 요구하고 있는 철강, 유조차, 자동차 등 5개 품목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양호하고 적용시 국민들의 물류비 부담이 증가한다"라며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성 의장은 OECD 38개국 중 정부가 최소 운임을 정하고 처벌까지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지금도 충분히 화물차주를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두고 화주와 화물차주 등 이해관계자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는 점도 품목 확대를 할 수 없는 근거로 들었다.
당정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법안을 처리하자고 촉구했다. 현재 국토교통위는 용산공원 개방, 공공임대주택 예산 등을 둘러싼 여야 간 의견차로 전체회의를 열지 못한 채 파행을 빚고 있다. 성 의장은 "일몰이 한 달 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재 국토위 여당 간사를 비롯해 입법이 국회에 제출돼 있거나 곧 제출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토위를 운용하면서 예산안 통과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것을 빨리 마련, 정리해주시고 이 입법안에 대해 법안소위를 열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24일 총파업을 예고한 화물연대를 향해서는 파업 철회를 당부했다. 파업을 철회하지 않을시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성 의장은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인상 등으로 국가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24일부터 충격적으로 파업을 하게 되면 굉장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 부분은 화물연대가 직시하고 철회해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했다. 산업 피해, 경제 충격, 소비자 피해 등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파업을 철회해달라는 것이다.
성 의장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적용을 확대하려는 품목은 임금이 월 500만~600만원으로 적지가 않다. 때문에 이런 요구는 대의 명분이 없다"면서 "자신들의 세력 확장과 이익을 위해 국가산업과 국민경제를 볼모로 잡고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당정은 화물연대가 24일 집단으로 운송을 거부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성 의장은 "국민들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대체운송 수단을 투입하고 비상 수송대책도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라며 "법이 살아 있어야 한다. 원칙에 맞게 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여당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정재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임이자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 김수상 국토부 교통물류실장 등이 참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