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우루과이 꺾고 16강行, 희망이 보인다
2022.11.23 18:19
수정 : 2022.11.23 18:19기사원문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훑어보면 1차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비기거나 패하고 16강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2차례 대회 모두 1차전 승리를 거뒀다.
다만, 우루과이는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다. H조에서 제일 상대하기 까다롭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에 1승1무6패로 열세에 놓여있다. 월드컵에서도 두 차례 만났는데 전패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0-1로 졌고,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16강에서 격돌해 1-2로 무릎을 꿇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28위, 우루과이 14위다.
최종명단에 오른 선수 면면을 놓고 보면 전력 차는 더 커 보인다. 우루과이에는 유럽 빅리그를 누볐거나, 누비고 있는 특급 공격수가 즐비하다. 2010년 남아공 대회 한국과 맞대결에서 멀티골을 폭발한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가 건재하다. 수아레스는 리버풀(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 빅클럽에서 뛰며 프로 통산 746경기에 출전해 무려 460골을 양산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수아레스와 1987년생 동갑내기로 A매치 133경기 58골을 기록 중인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도 무서운 골잡이다. 이들은 어느덧 35세의 노장이 됐다.
노쇠해진 우루과이 공격진을 보완하는 건 신예 다윈 누녜스(리버풀)다. 지난 시즌 벤피카에서 34골을 퍼부어 차세대 특급 골잡이로 떠오른 누녜스는 올 시즌 리버풀에서 좌충우돌 적응하며 5골을 기록했다.
20대 초반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주전을 꿰찬 천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 베테랑 센터백 디에고 고딘(벨레스 사르스필드)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누녜스가 전지훈련 도중 발목에 통증을 느껴 1차전 출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한국 입장에선 호재다.
희망을 품게 만드는 요소도 있다. 벤투호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토트넘)을 보유하고 있다. 21일 대표팀 훈련에서 스스로 헤더를 시도하는 등 기적적인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 누구보다 벤투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는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존재 또한 1차전 승점 획득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아쉬운 점이라면 황희찬의 1차전 출장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소속팀에 있을 때부터 불편감을 느낀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벤투호가 정상 전력을 가동하게 된다면 포백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한 4-2-3-1 혹은 4-4-1-1 전술로 우루과이를 상대할 전망이다. 김승규(알샤바브)가 골문을 지키고 왼쪽부터 김진수, 김영권(울산), 김민재, 윤종규(서울)가 수비라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는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이 배치될 것으로 보이며 공격 2선에는 황희찬,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재성(마인츠)이, 최전방에는 손흥민이 출격할 전망이다. 만약 우루과이가 투톱 전술을 가동할 것으로 판단되면 스리백을 가동할 수도 있다.
22일 한국보다 FIFA랭킹이 낮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다. 대회 최대 이변이다. 대한민국이 또다른 이변의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