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총파업에 경제도 민생도 부도 위기

      2022.11.23 19:45   수정 : 2022.11.23 19:45기사원문
기업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애가 타들어간다. 재고가 쌓여가고 자금사정이 나빠져 언제 부도를 낼지 모를 만큼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악화되는 경영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BSI(실적)는 75로, 10월보다 1p 내렸다. 2020년 12월(75) 이후 1년11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기업가의 경영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기업 체감경기 악화는 소비심리 위축, 주택경기 둔화의 영향이 크다. 특히 비제조업 업황BSI가 전월보다 3p 하락한 76이었다. 도소매업(75), 사업지원·임대서비스(77), 건설업(64) 등이 나빴다.

나빠지는 지표는 비단 BSI뿐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2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물가상승과 고금리에 소비가 줄어들고, 반도체 경기 하락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경제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게다가 일부 재벌그룹까지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릴 만큼 경제가 백척간두에 선 모습이다.

엄중한 현실은 아랑곳없이 거대노조들은 물류망을 시작으로 릴레이 파업에 나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리려 하고 있다. 24일 화물노조에 이어 25일 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 서울지하철 노조, 12월 2일 철도노조 등이 줄줄이 총파업을 예고해 놓고 있다. 물류마비가 경제를 얼마나 멍들게 하는지는 지난 6월 화물노조의 파업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당시 피해 규모가 무려 2조원이었다.

파업엔 시기와 명분이 필요하다. 파업을 주도하는 민주노총의 민영화 반대, '노란봉투법' 통과 등의 주장은 국민안전이라는 구호와는 동떨어진 정치적 성격이 다분하다. 나라와 기업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임을 망각하고 있다. 경제주체들이 모두 고통을 분담해도 헤쳐나가기 힘든 때다. 기득권 노조의 극단적 투쟁은 국민의 동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민생을 빙자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고 하는 파업은 당장 철회함이 마땅하다.

이 판국에 정쟁으로 날을 새우고 있는 국회나 조정능력을 상실한 정부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야당 대표는 위헌성이 짙은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등 파업을 부추기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이중적 행태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는 것을 알기나 하는 건가. 정부의 태도는 말로만 엄중했지 실제로는 뜨뜻미지근했다. 협상과 조정이 불가능하다면 엄정한 대처로 파업의 폭주를 어떻게든 멈추도록 해야 한다.
파업에 불법성이 있다면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해 다스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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