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우크라 국민 고통은 90년 전 스탈린이 일으킨 대학살 같아”

      2022.11.24 08:56   수정 : 2022.11.24 0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을 1930년대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인위적으로 야기된 기근 학살과 연관시켰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세계의 평화와 모든 갈등의 종식을 위해 기도하자”며 “순교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끔찍한 고통을 특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번 토요일은 스탈린이 1932∼1933년 인위적으로 일으킨 끔찍한 홀로도모르 대학살 기념일”이라며 “이 대량 학살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오늘날 침략의 순교로 고통받는 많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여성, 노인,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지난 1932년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주도 아래 농장 집단화 계획을 밀어붙이며 우크라이나는 기근에 허덕였다. 이 기근으로 많은 사람이 굶주림으로 사망했으며 이를 ‘기아로 인한 치사’라는 뜻인 ‘홀로도모르’(Holodomor)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기근이 ‘대학살’을 일으켰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학문적으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홀로도모르를 공식 인정하는 국가는 현재 17개국뿐이다.

그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90년 전 기근으로 사망한 사람들과 연결시키고, 이를 ‘대학살’이라며 스탈린을 정면으로 비난한 것은 러시아에 대한 교황의 태도가 강경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에도 교황은 우크라이나에서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멈추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최근 국제법에 위배되는 조치들(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과 함께 발생한 심각한 상황에 대해 깊이 개탄한다”며 “핵 위협이 확대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재앙적인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의회는 이날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결의안은 법률적 후속 조치가 없어 상징적인 의미만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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