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베일 벗는다
2022.11.24 09:47
수정 : 2022.11.24 09: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솔오페라단이 선보이는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오는 12월 9일~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세 차례 막을 올린다.
24일 솔오페라단에 따르면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라 트라비아타는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꽃 여인’을 원작으로 한 3막의 오페라이다. 베르디의 작품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자주 공연돼 식상할 수도 있고, 특히 귀족과 사교계 여인의 사랑이라는 스토리에 갇혀 무대 디자인에 한계가 있지만 솔오페라단은 제작팀과 다각적인 방법으로 협의한 끝에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냈다고 자평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 받는 연출가 안경모와 신선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무대 디자이너 김대한이 만나 현대적이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테크아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명은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김영빈이, 비주얼아트는 윤민철이 각각 맡았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 위너오페라합창단의 합창, 오픈씨어터의 무용이 함께 한다.
연출과 호흡을 맞춰 공연을 이끌어갈 지휘는 현재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 레지덴테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Francesco Ommassini가 맡는다. Francesco Ommassini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베네토 주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오페라는 물론 교향곡 레퍼토리에서도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이다.
주역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바이로이트국립극장, 아레나 디 베로나, 리세우극장, 오페라 내쇼널 파리 등 세계 최고의 극장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Gilda Fiume가 맡았다. 세계적인 디바 마리엘라 데비아를 사사한 그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강렬한 빛깔, 세련되고 우아한 표현력에 탁월한 테크닉까지 갖춰 스승을 능가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평가받고 있다.
알프레도 역은 ‘제2의 파바로티’라 불리는 스페인의 테너 Sergio Escobar. 그란 리세우극장, 암스테르담 내셔널 오페라 극장, 베를린 슈타츠오퍼, 레알 마드리드 극장 등 세계무대를 종횡무진하며 뛰어난 가창력과 흡입력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테너다.
베를린 도이치 오퍼, 라이프치히오페라극장, 레알마드리드, 볼로냐코무날레극장 등 세계 주요 극장에서 활동하며 강렬한 음악적 에너지와 견고한 목소리로 아메리카 대륙을 사로잡은 Luca Grassi가 제르몽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김신혜, 김동원, 박정민 등 한국의 실력 있는 성악가들이 캐스팅돼 다채로운 목소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3막 4장으로 이루어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화류계 여성인 여주인공 비올레타가 평범한 귀족청년 알프레도와 사랑에 빠져 가난한 동거생활을 시작하지만 사회적 시선과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의 설득으로 헤어지게 되고 결국 결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비극적 이야기다.
연출가 안경모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끝에 비극적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비올레타의 통상적인 해석을 거부한다. 대신 비올레타를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는 여성으로 해석함으로써 동시대성을 그려내고자 했다. 물론 그 안에는 ‘사회적 약자로서 겪어내야 할 아픔’과 ‘당시 상류사회의 방탕한 생활과 가족 이기주의’ 등도 내포하고 있다고 솔오페라단 측은 설명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KBS, 대한민국 오페라단 연합회가 후원하고 조광요턴, 동양제관, 세원상사, 대한제강, KT&G, OJC, 서도상선주식회사, KUKDO, 기아, 성림상사, 힐마루병원이 협찬한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