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 파국은 막아야

      2022.11.27 18:09   수정 : 2022.11.27 18:09기사원문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나흘째인 27일 전국 산업현장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흘째인 지난 26일 전국 주요 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8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929TEU로, 평상시(3만6655TEU)의 19%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항만의 20% 정도만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산업 및 건설 현장의 경우 29일부터 시멘트와 철강의 출하와 반입 중단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의 경우 평소의 10% 이하로 출하율이 떨어졌고, 수도권의 주요 출하기지는 출하 자체가 중단됐다. 건설 현장이 올스톱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철강의 경우 하루 5만t을 출하하는 현대제철 포항 등 전국 5개 공장에서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차 광주공장은 직원들이 완성차를 직접 몰아 개별 탁송을 하고 있다. 정유 업계도 파업이 더 길어지면 주유소의 물량부족이 빚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다행히 화물연대와 국토부가 28일 첫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양측의 공식 대화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이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정부 입장과, 이를 요구하는 화물연대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어서 타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전체 화물차의 6% 수준에 불과한 시멘트와 컨테이너 운반차량에 한해 적용되는 안전운임제의 유지와 적용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3년 더 연장 유지하더라도 품목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깨지면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을 기해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날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된다면 2004년 도입 이후 첫 발동 사례가 된다. 정부는 시멘트·레미콘 등 피해가 큰 업종에 대해 선별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려면 누가 업무를 거부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정이 필요하다"며 "당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명령 발동을 기정사실화했다.

해당 명령이 발동되면 화물차 기사는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면허 정지 또는 취소된다.
우리는 업무개시명령이 처음으로 발동되는 불행한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물류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정 대처를 경고한 바 있다.
물류마비가 최악의 경제상황에 기름을 붓는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노정 양측 모두 전향적인 자세로 배배 꼬인 매듭을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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