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슈퍼카 순식간에 팔린다” 한국시장 공들이는 유럽차들
2022.11.27 19:01
수정 : 2022.11.27 19:01기사원문
이달 중순, 11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슈퍼카 람보르기니의 스테판 윙켈만 회장은 한국의 수입차 시장 중에서도 력셔리카 판매 성장세에 놀라워했다. 이런 분위기에 부의 상징인 억대 가격의 슈퍼카 한국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람보르기니 서울에 따르면 윙켈만 회장은 지난 9일 대당 3억원대인 '우루스S'를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공개 행사를 열고, 람보르기니의 개인 국내 고객들을 십여 명 초청해 별도의 만남을 가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시장에 대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억대 슈퍼카, 韓시장 이제 본격 시작"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람보르기니 판매 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다른 나라에서 람보르기니 신차 인도까지 대기시간은 대당 18개월이 걸리는데 한국에선 이 보다 긴 24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그 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앞두고 한국시장을 돌아본 윙켈만 회장은 "한국에서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지난 25일 서울에서 '팬텀 시리즈 II' 출시 행사를 가진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아이린 니케인도 "지난 몇 년 간 롤스로이스는 한국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며 "롤스로이스의 최정상 모델인 팬텀도 한국이 중요 시장이 됐다"고 밝혔다. 팬텀은 롤스로이스 차량 가운데 가장 비싼 모델로 기본 가격만 7억원을 웃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팬텀이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다. 지난해 팬텀 판매량은 전년 대비 67%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의 수입차 수요가 최근 20년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수입차 중의 수입차'인 럭셔리카 시장도 덩달아 급성장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들이기도 활발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마이바흐 양산차 출시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한정판으로 100대를 출시한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 4MATIC 에디션 100' 가운데 17대를 한국시장에 배정했다. 지난해 출시한 벤츠 S클래스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선을 보였다.
마이바흐를 제외한 벤츠의 세단 가운데 가장 고가인 S클래스의 한국 시장 비중은 전 세계 3위다. 중국, 미국 다음이다. 이 보다 더 고가 브랜드인 마이바흐 S클래스는 전 세계 2위다. 벤츠는 최근엔 본사 차원에서 단순히 많이 팔기 보다는 더 많이 벌 수 있는 고가 차량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마이바흐 그 이상의 차'를 만들 계획이다. 한국 시장이 중요한 이유다.
■韓시장 주목 이유 셋
수입차들이 한국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한국 고객들이 유독 고가 차량에 대한 강한 선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차를 개인적인 성공과 사회적 위상을 드러내주는 상징물로 여기는 건 미국, 중국 고객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품 출시 후 초기에 구매하고자 하는 '얼리어답터'들이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과 수입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전체 국내 승용차 가운데 0.72%에 불과했던 수입차 등록대수는 지난 9월 20.52%를 기록했다. 당장 내년도엔 경기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주춤할 순 있으나, 추세적으로 점유율 증가 여력이 있다는 게 수입차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 신형 골프GTI 출시 행사에서 만난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은 경기 변동 상황에서도 "한국 수입차 시장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내년에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공급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