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CEO로 복귀하자마자 애니메이션 재건 숙제 받은 아이거
2022.11.28 11:38
수정 : 2022.11.28 13:51기사원문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복귀하자마자 월트디즈니의 주가를 7% 가까이 끌어올린 밥 아이거 디즈니 CEO(최고경영자)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부활시켜야 하는 숙제를 바로 받았다. 디즈니의 61번째 애니메이션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가 흥행에 참패하면서다. 아이거가 물러났던 지난 2020년 이후 디즈니가 내놓은 애니메이션 작품 가운데 흥행했다고 말할 작품이 없는 것이 현실인데 재임 기간 동안 토이스토리를 제작한 픽사 등을 인수하며 디즈니를 애니메이션 콘텐츠 왕국으로 올려놓은 아이거의 해법이 주목된다.
22년만에 최악 흥행 기록 쓴 디즈니 애니메이션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연휴에 개봉된 디즈니 61번째 애니메이션 '스트레인지 월드'는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이날까지 5일간 단 1860만 달러(약 249억 원)만 벌어들이면서다. 이는 같은기간 디즈니의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6400만 달러(약 857억 원)를 벌어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디즈니의 2개의 작품이 이 기간 동안 박스오피스 1위와 2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애니메이션의 왕국 디즈니는 추수감사절 기간 동안 쓴맛을 봤다.
지난 2000년 개봉해 1000만 달러(약 133억 원)도 벌어들이지 못한 애니메이션 '쿠스코 쿠스코' 이후 22년만에 가장 저조한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인지 월드'의 흥행실패로 디즈니는 올 여름 개봉했던 '버즈라이트이어'에 이어 2연속 애니메이션 작품의 흥행이 실패했다.
'스트레인지 월드'의 흥행 실패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흥행에 중요한 개봉 첫날부터 3일째까지인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관객수가 적어 단 1190만 달러(약 159억 원)를 벌어들인 것이 주요인이라는 진단이다. '스트레인지 월드'의 흥행 실패로 디즈니는 1억 달러(약 1338억 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왕국 이끈 아이거 어떤 해법 내놓나
이에 따라 아이거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부활을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CEO를 역임하면서 '토이 스토리'로 유명한 픽사를 비롯해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을 인수, 디즈니 애니메이션 콘텐츠 확대에 기여하며 디즈니를 애니메이션 왕국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로 인해 OTT가 애니메이션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그가 CEO로 재직했었던 지난 15년과 현재의 시장 상황이 확연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WSJ는 "일단 아이거가 과거와 크게 달라진 애니메이션 시장을 광범위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이거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부활 해법 등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아이거의 디즈니 CEO로 복귀 소식과 더불어 그는 창의성을 가장 중시해 디즈니의 경쟁력을 다시 강화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아이거는 취임 직 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이 디즈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서 "스토리텔링을 위해 창의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 나의 의도다"고 말했다.
아이거는 28일(현지시간) 타운홀 미팅을 시작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부활 해법 등 디즈니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