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준석, 전대-총선 겨냥 反尹전선 확대 포석?
2022.11.30 05:00
수정 : 2022.11.30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차 가처분 신청 기각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최근 공개 행보의 기지개를 켜고 나섰다.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 수준은 아니지만, 동료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거나 친분이 있는 여당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는 등 로우키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총선 놓고 "세번 졌으니 네번째는 이겨야하지 않겠나"
최근 국민의힘내 친윤계 의원들이 여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비공개로 윤석열 대통령과 별도 만찬을 갖고 내년 전당대회 개최 시기(2말3초)와 전대 룰 등을 놓고 접촉면을 넓히는 등 전대구도 설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여의도 정가 공개석상에 나선 것을 두고 내년 2~3월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와 오는 2024년 총선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를 디자인하다' 자서전 출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낭독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서병수·김태호·박대출·홍석준 의원 등이 여권내 중진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각각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지만, 인용 후 기각 결정이후 정치 생명에 타격을 입고 잠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많은 분들이 뭐하고 있는지 물어보는데, 총선 승리 전략을 고민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저는 총선에서 세 번 졌기 때문에 네 번째엔 이겨야 한다"며 일단 오는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로우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선거라는 것은 사람과 인물 또 모든 것이 겹쳐져야만 승리한다는 걸 안다"며 "지금 상황에서 각자 개별 약진하고 어느 시점에서 그 노력을 합쳐 바람을 일으키는 그런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강점 중 하나인 젊은 층의 두터운 신뢰를 토대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혁신'과 '젊은 역동성' 등을 앞세워 여권내에서 모종의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당 고민 보이지 않는다" 당 향해서도 쓴소리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선 여전히 이 전 대표의 역할과 재등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있는 데다 최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내 윤핵관 그룹들이 내년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당권 구도, 전대 룰 등에 대한 '초벌구이'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과연 이 전 대표의 바람대로 여권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이뤄질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당 현재 상황과 관련해선 "국민께 우리 당 개개인의 의원 고민이 하나도 전달되지 않는다"며 "여의도와 잠깐 거리를 두고 뉴스를 보면 우리 의원들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일 보는 것이 누구랑 누구랑 설전했다더라 이 정도 밖에 안 들리는 상황"이라며 "당이 다양한 고민들을 담아 내면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선 현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의 확장성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MBC 사태, 이태원 참사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대에서 정체되고 있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단 이 전 대표가 당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았지만 2024년 총선 기간과 겹치지 않고, 이번 당협위원장 재배치에서도 이 전 대표의 지역구가 제외되는 등 이 전 대표가 총선에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당장 내년 2~3월께로 예상되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는 징계로 인해 어렵지만 전대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앞으로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준석의 정치 재기.. 친윤계·대통령실은 '불편'
특히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새판짜기를 고리로 새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는 대통령실과 여당내 친윤계 입장에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재기는 상당히 불편한 게 사실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전 대표의 공개 행보는 반(反)윤 전선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내년 있을 전당대회에서 반윤 전선을 확대해 내후년 총선까지 기반을 다지려는 전략이다.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이 구심점이 돼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친윤계에서 결집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 차원에서도 대응하는 것"이라며 내년 전당대회 뿐만 아니라 2024년 총선을 겨냥한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