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전면중단 위기감...다음 업무개시명령은 석유제품 운송?

      2022.11.30 10:48   수정 : 2022.11.30 11: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9일 사상 첫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지만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산업계의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시멘트 업계 운송자 거부자(파업자)들을 첫 타깃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하면서 산업계는 조기 진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노정갈등 격화로 물류 피해가 더 커질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기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는 전국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공사 '전면중단'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강업계의 육송 지연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으며, 석유화학제품의 출하량 감소로 하루 9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선 다음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정유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현장, 전면 공사중단 위기감
우선 자재 재고량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정상화가 안되면 다음주부터는 전국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공사 '전면중단'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레미콘 업체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이날 공장 가동을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유진기업은 수도권 17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지역 7개 공장만 일부 물량을 출하 중이다. 삼표 역시 이날부터 모든 생산을 중단됐다.

국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 등이 공급되지 않아도 전기, 설비, 배관 공사 등 다른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기에 몇일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이번 주 중순이 넘어가면 올스톱을 피할 수 없다"며 "이는 대부분의 국내 건설사들 상황이 다 비슷하다"고 전했다. 골조타설공사를 앞둔 지난주부터 작업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사업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골조타설공사 경우 공정률이 80%로 나머지 작업은 레미콘이 굳기 전에 타설 해야하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레미콘 트럭이 건설 현장으로 오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시멘트 운송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이번주부터 비축한 시멘트가 끊겨 전면 건설중단을 피해갈 수 없었기에 업무개시명령이 반갑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정갈등이 격화돼 되레 더 큰 불똥이 튀는 건 아닐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개시 명령 업종 확대해야"
철강업계도 업무 개시 명령 발동에 따른 향후 상황을 조심스럽게 살피는 분위기다.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의 업무 개시 명령이 떨어졌는데 이에 대해 화물연대가 어떤 노선을 걸을지 주시하고 있다"면서 "시멘트 업계를 시작으로 운송 재개가 확대된다면 좋지만, 투쟁이 더 강경해지고 장기화된다면 철강 분야에도 피해가 심각해질까하는 우려도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하루 출하 지연 물량은 포항제철소 1만t, 광양제철소 1만 7000t으로 총 2만 7000t에 이른다. 현대제철의 경우 전국 5개 공장에서 일일 평균 5만t 강재가 출하되지 못해 쌓이고 있다. 동국제강도 2만t가량이 화물연대 파업 영향권에 놓여있다.

석유화학업계도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28일 기준 석유화학제품 출하량은 평소의 10% 수준인 7만4000t 정도로 피해액은 한국석유화학협회 추산 하루 900억원대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현재 여수 지역 화물차 입출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면서 "대산, 울산 지역 입출입은 부분적으로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을 통해 "국민생활과 직결된 철강, 자동차, 정유, 화학 분야 등 다른 업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산업계에선 한계 상황이 다다르고 있는 '주유소 공급' 분야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지애 강재웅 권준호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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