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는 ‘백지 시위’… 中 불안에 창백해진 세계경제
2022.11.29 18:29
수정 : 2022.11.29 18:29기사원문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위기, 글로벌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각국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불안은 글로벌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글로벌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터라 시위 확산에 따른 불안은 리플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내 소요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및 집적회로와 기계부품, 가전 같은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차질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탈중국을 재촉함으로써 공급망 다변화가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반대 시위는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퇴진 요구로 확산되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의 시위에 주목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가안보위원회 전략소통조정관은 "아직은 공급망 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중국의 시위 확산으로 인해 S&P500지수는 1.5% 떨어졌으며 국제유가는 급격히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여기에 미국 달러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정부 시위보다 코로나 방역이 변수
영국 런던 소재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연구원 케리 브라운은 중국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나머지 세계에 미칠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이 지난 2021년 세계 제품의 30% 가까이 생산하는 등 규모와 설비에 있어서 중국을 대체할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을 비롯한 일부 IT기업들은 생산기지의 일부를 베트남이나 인도로 옮기긴 했지만 "기업이나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해도 당장 또는 아예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브라운은 설명했다. 따라서 "서둘러서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을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중국만큼 제품을 싸고 빠르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없을뿐더러 중국만 한 큰 시장도 없어 테슬라나 폭스바겐, 농기구 업체 존디어 같은 기업들은 중국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기대 또한 버리지 않고 있다.
연구단체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칼 와인버그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장 크지 시위 자체가 변수는 아니라며 "세계는 계속해서 중국에 최고와 값싼 제품 생산을 의존할 것"이라고 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닐 셰어링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국의 산업 생산이 더 증가했지만 글로벌 수요가 덩달아 늘었다며 공급망 문제를 중국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고 말했다. 셰어링은 지난겨울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때보다 현재 중국의 격리 인구가 증가했다며 "방역 반대 시위보다 감염 확산과 이에 따른 정부의 방역대응이 중국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YT는 중국의 성장둔화 덕에 에너지 가격이 떨어진 것은 많은 국가들에 이득이 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강력한 봉쇄 덕에 에너지 가격은 지난 3주 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이 최근 줄어들자 러시아와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가격을 내렸다.
확산되고 있는 중국 내 시위로 앞으로의 수요가 불투명한 가운데 시장분석업체 케이플러는 중국의 이번 분기 하루 석유수요가 1510만배럴로 전년동기의 1580만배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