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수처리장 방류수 반도체 용수로 쓴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경기도 5개 시의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반도체 사업장 공업용수로 활용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에 따라 필요한 공업용수를 자연에서 취수하지 않고, 공공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재이용하면서 국가적인 물 부족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환경부, 경기도와 5개 시(수원·용인·화성·평택·오산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과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증설에 따른 공업용수 사용량 증가에 대비해 이뤄졌다. 오는 2030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필요한 공업용수는 현재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발표한 '신환경경영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반도체 국내 사업장의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취수량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공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수원·용인·화성·오산시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반도체 사업장에서 필요한 공업용수 수준으로 처리해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서 공급받게 된다.

각 사업장에 공급된 방류수는 추가 공정을 통해 초순수로 만들어져 반도체 생산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가 공급받을 수 있는 용수의 양은 하루 약 47만 4000t, 연간 1억 73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취수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노후 설비 교체, 제조공정 개선, 신기술 개발 등 용수 사용량 최적화 활동과 취수량 저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DS부문 경계현 대표이사는 "초순수라는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하수 재이용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큰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혁신적인 용수 재이용 기술을 개발해 정부, 지자체와 수자원 보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