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하루 200억 손실, 휘발유 재고 8일분… 피해 눈덩이

      2022.11.30 18:15   수정 : 2022.11.30 21:36기사원문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가 1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시멘트·철강·석유화학 등 산업계 곳곳에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시멘트 업계 매출손실액이 일평균 180억~200억원에 이르고, 일평균 출하량이 평소의 30%로 줄어든 석유화학 업계도 당장 다음주부터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재고는 8일분, 경유는 10일분에 불과해 주유대란이 우려되면서 2차 업무개시명령은 정유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 하루 손실 180억~200억원

11월 30일 한국무역협회와 시멘트·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6개 업종별 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시멘트 업계 매출손실은 일평균 180억~2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출하량은 하루 1만~2만t이다.
성수기 기준 출하량(약 18만~20만t)의 채 10%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전날 발동된 정부의 시멘트 업종 운송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이후에는 30% 정도로 출하량이 소폭 올랐지만 정상 출하량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창기 시멘트협회 부회장은 "집단운송거부가 지속될 경우 시멘트 저장공간 확보가 안돼 이번 주말부터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당장 다음주부터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하에 차질이 생겨 일평균 출하량(7만4000t)의 30% 정도만 출하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의 일평균 피해액은 68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김평중 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름 공급이 끊긴 주유소도 속출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결국 올 게 왔다"고 탄식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 직영 탱크로리 차량 가운데 70~80%가 화물연대 소속이다. 특히 수도권은 90% 수준이다. 이날 휘발유 품절로 애를 먹고 있는 주유소 21곳 중 대부분이 서울(15개소), 경기(3개소), 인천(2개소) 등 수도권에 집중된 배경이다. 이번주를 넘기면 주유대란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기준 전국 주유소의 재고는 휘발유가 8일분, 경유는 10일분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업계도 카캐리어(차량운송 특수차량)가 아닌 한 대씩 신차를 직접 운송해서 인도하는 '로드탁송'이 늘면서 인건비와 운영비 등 추가 부담을 하루에 약 5억원으로 추산했다. 비용 문제도 있지만 로드탁송으로 인해 신차인데도 주행거리가 200㎞를 넘는 경우도 속출, 고객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철강업계는 이번에도 최대 피해업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총 60만t이 출하되지 못하면서 피해금액은 약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사료 공급중단 시, 가축 굶어죽을 판"

물류차질로 사료공급이 지연되면서 농가의 가축들이 굶어죽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정래 한국사료협회 전무는 "사료업계는 가축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사업"이라며 "사료공장이 가동이 안되고 사료 공급이 안되면 농가에서 사육하는 가축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를 비롯해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사료협회 등은 이날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화주단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화물연대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말고 단호히 대응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화물연대에 대해선 파업 즉각 철회를 요청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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