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무전 지시·라커룸 출입 금지… 1998년 이후 첫 감독 부재 경기
2022.11.30 19:02
수정 : 2022.11.30 19:02기사원문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로 인해 12월 3일 열리는 포르투갈전에는 관여할 방법이 없다.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전술은 경기 전에 다 만들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문자메시지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는 하지만 문자메시지는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다"고 예상했다. 벤투 감독이 마냥 손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11월 29일 오후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하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포르투갈전에서 벤치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규정상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코치들은 실력이 있다. 나와 함께 팀 훈련을 진행해왔다"며 "내가 앉아있는 것과 상황이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그들도 실전에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는 참석할 수 있지만 경기 당일 하프타임 라커룸 출입도 금지된다.
손흥민(토트넘)은 가나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의 결장이) 팀으로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감독님이 요구하는 것들을 더 잘 이행하기 위해 새겨들으려고 노력하고, 며칠 안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은 "당연히 저희에게 안 좋은 상황"이라면서도 "그래도 감독님이 어디 계시든, 함께하는 것을 선수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 경기에 감독이 벤치를 비운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 이후 이번이 24년 만이다.
당시 차범근 감독이 네덜란드와 2차전 0-5 참패 이후 지휘봉을 내려놨고, 김평석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3차전을 치렀다. 2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됐던 한국은 3차전에서 유상철의 그림 같은 동점골과 이임생의 붕대투혼 등을 앞세워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을 이겼어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던 벨기에는 한국과 함께 동반 탈락했다. 1998년 월드컵에는 감독이 대회 도중 팀을 떠난 것이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던 셈이다.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