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제 위치때문에" 김민재 자책문자에 너무 슬펐다
2022.12.01 06:45
수정 : 2022.12.01 14:35기사원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나폴리)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패배 이후 국가대표 선배인 구자철 KBS 해설위원에게 자책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전해졌다.
구자철은 지난 30일 유튜브 채널 ‘이스타TVxKBS’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이 끝난 이후 김민재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김)민재가 ‘제 위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세 번째 실점을 허용한 것 아니냐’며 ‘이 부분에 대해 냉정하게 이야기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가나전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전반에 두 골을 허용한 뒤 후반 조규성의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2대 3으로 아쉽게 패배했다. 세 번째 실점을 할 당시 이냐키 윌리엄스의 실책이 가나의 찬스로 연결돼 골로 이어졌는데, 김민재는 윌리엄스에게로 오는 공을 끊어내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왼쪽 측면에서 기디언 멘사가 낮게 깔아 찬 공이 윌리엄스의 헛발질로 인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 위치해 있던 쿠두스에게 흘러갔다. 쿠두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구자철은 “그래서 저는 민재한테 이렇게 말했다. ‘(가나) 윌리엄스가 슈팅을 하려 했을 때 네가 바로 반응이 나왔고 윌리엄스가 슈팅을 했으면 너의 몸에 맞고 나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게 민재만 그런 게 아니라 그만큼 지금 선수들이 충격이 크다. 정상적인 멘털로 포르투갈전에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안 할 거냐? 이겨내야 한다. 그게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해야 하는 숙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구자철은 그러면서 “제가 만약에 감독이 된다면 저는 분석할 때 한 장면을 뽑아서 그 장면으로 얘기를 하는 감독이 되지 않을 거다”라며 “이 한 장면이 왜 나왔냐가 중요하다. 그러면 이 상황이 일어나기 전까지 문제가 뭐였는지를 풀어서 해결해야 하는데 많은 감독들이 이 장면만 갖고 얘기를 한다. 이런 부분은 진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만약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문책을 할 수 있겠지만, 선수들이 지금과 같이 최선을 다했을 때는 우리가 끊임없이 지지해주고 같이 싸워줘야 하지 않나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무 1패(승점 1)로 조 3위인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포르투갈을 반드시 꺾고, 가나(1승 1패)와 우루과이(1무 1패)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