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뱅크시 벽화 훔치려던 일당 체포
2022.12.04 05:36
수정 : 2022.12.04 05:36기사원문
우크라이나에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유명한 뱅크시의 벽화 작품을 훔치려던 일당이 체포됐다.
뱅크시의 이 벽화는 러시아 포격으로 파괴된 건물 벽에 그려져 있었다. 범인들은 벽화를 떼어 나무판에 붙여 운반하려다 적발됐다.
CNN에 따르면 키이우 경찰서장 안드레이 네비토우는 3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뱅크시의 벽화가 무자비하게 뜯겨 나갔다고 밝혔다.
한 여인이 목욕 가운을 걸치고 방독면을 쓴 채 소화기를 들고 있는 이 벽화는 수도 키이우 북서부에 있는 호스토멜의 한 건물에 그려져 있었다.
네비토우 서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의 그림을 일단의 무리들이 뜯어냈다"면서 "이들은 나무판과 폴리에틸렌을 이용해 이를 운반하려 했으나 경찰과 보안 요원들에게 적발됐다"고 밝혔다.
네비토우는 수사의 일환으로 '미술 전문가들의 검사'가 실시될 것이라면서 이 검사를 토대로 범인들을 어떤 혐의로 기소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키이우 지역 계엄사령관 올렉실 쿨레바는 용의자들이 '특정 장소에 구금'돼 있다면서 벽화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쿨레바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의 뱅크시 작품은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벽화들은 적들에 맞서는 우리의 고난을 형상화한 것"이라면서 "이는 모든 문명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쿨레바는 "우리의 미래 승리 상징으로서 길거리 예술작품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자"고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화정보정책부와 지역 당국 등 관계당국이 뱅크시 벽화 보존과 미래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스토멜의 벽화는 아직까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거리의 화가 뱅크시가 러시아 침공 뒤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들에 그린 작품 가운데 하나다.
뱅크시는 지난달 11일에는 역시 러시아의 포격으로 훼손된 보로디안카의 한 건물에 벽화를 그려 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이 도시의 벽화는 여성 체조선수가 잔해 더미에서 균형을 잡으며 서 있는 그림이다.
뱅크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 보로디안카'라는 설명(캡션)만을 붙인 작품 3개를 공개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