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달걀, 영양제, 당뇨식까지... 구독서비스 무한 확장
2022.12.05 14:38
수정 : 2022.12.05 14: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30대 직장인 A씨는 매달 초 꽃다발을 배송 받으면서 일상의 활력을 얻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달걀 구독서비스도 신청해 신선한 달걀을 일정 주기로 공급 받는다. 이밖에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월 배송료를 내고 빠른 배송서비스를 사용하며, 정수기와 안마의자는 렌탈로 이용한다.
정보기술(IT)의 발전과 배송 시스템의 고도화, 결제방식의 간편화 등으로 구독경제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구독경제는 더욱 일반화됐다. 최근엔 달걀이나 꽃과 같은 품목부터 당뇨식, 영양제 등 건강을 위한 식단도 구독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특정 품목을 설정하면 가장 싼 가격의 판매 채널을 찾아주는 '가격 구독' 서비스까지 나오는 등 구독경제가 무한대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구독경제 규모 2025년 100조원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지난 2020년 40조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 기간마다 비용을 내고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을 뜻하는 구독경제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우유나 신문을 아침마다 집에서 받아보는 것이 구독 형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는 구독경제는 오프라인 기반 시스템과 달리, 모바일과 비대면으로 결제부터 배송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일상 전반으로 확대가 더욱 빨리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단발성이 아닌 연쇄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독경제가 매우 매력적인 모델"이라면서 "매달 소액이라도 결제되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비자 역시 일정 기간마다 적은 비용을 나눠서 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구독서비스 품목 무한대 확장
구독경제가 확장되면서 서비스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꾸까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일정 주기로 꽃을 정기배송하는 꽃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브랜드다. 지난해 꽃 구독 서비스 신청은 약 5만6000건에 달했다. 올해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인 달걀을 정기 배송하는 달걀 구독 서비스도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양계 농가와 계약을 맺고 당일 아침에 낳은 달걀을 배송하는 '월간계란'에 따르면 월 평균 매출이 처음 론칭한 지난 2020년 대비 올해 평균 3배 이상 늘었다.
주여달 월간계란 대표는 "판매 데이터를 보면 40~60대 주부들이 달걀 정기 구독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브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한두번 달걀 배송을 받아본 소비자들이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구독 서비스는 규칙적인 식단 제공에 적합한 방식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은 건강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식사요법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 건강한 식재료와 자체 레시피로 당뇨 환자를 위한 식단부터 암환자 회복식까지 매일 다른 메뉴를 원하는 일정에 배송해 준다.
'가격 구독'이라는 기발한 서비스도 출시됐다. 최저가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구독하면 에누리의 13억개 쇼핑데이터에서 최저가를 실시간으로 확보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오픈마켓을 비롯한 전체 온라인 구매 이력 및 배송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 패턴을 분석,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처럼 구독경제 시장이 커지면서 SK매직은 '생활구독 기업'으로 비전을 설정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삼성과의 협업을 통한 '스페셜 렌탈 서비스' 출시했으며, 올해는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와 손잡고 커피머신 라떼고의 '스페셜 렌탈 서비스'도 선보였다. 최근 매트리스,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출했고 식기세척기 세제부터 각종 필터와 커피 원두, 밀키트에 이르기까지 구독 사업 영역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선보이기 위해서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