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우선주의 보여준 삼성 사장단 인사

      2022.12.05 18:16   수정 : 2022.12.05 18:16기사원문
삼성전자가 5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7명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2명이 자리를 옮긴, 몇 년 만의 최대 승진 인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후 첫 인사로 주목을 받은 이번 인사의 특징은 기술인재 발탁과 여성 우대로 요약할 수 있겠다.



반도체를 비롯한 모든 부문의 업황이 부진해지는 상황에서 삼성으로서는 내년 경영을 맡을 임원진 선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회장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등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그러면서도 비교적 젊은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기용, 쇄신을 추구했다.

그중에서도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김우준 부사장 등 기술개발 분야의 인물들을 발탁한 것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의 소신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 탄생은 삼성 역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획기적인 인사다.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영희 사장 승진자는 유리천장을 최초로 깼다. 삼성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임원 40여명 가운데 오너 가족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여성은 한 명도 없다. 이건희 선대 회장도 강조해 온 여성 중용을 이 회장이 비로소 실현, 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최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어느 조직이라도 사람을 잘 써야 그 조직이 잘되는 것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는 이치다. 삼성이 세계 일류기업의 자리를 지킨 것은 훌륭한 인재를 등용해 왔기에 가능했다.

첫 인사이기는 하지만 기술을 중시하는 이 회장의 인사철학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의 기술 우선주의는 다른 기업들도 따르고 본받을 점이다. 여성 중용도 마찬가지다. 여성 사장 발탁은 물론이고 여성 임원 비율이 극히 낮은 게 우리 대기업의 현실이다.


나라를 이끄는 정치인, 관료들과 비견되는 게 기업의 최고위 임원들이다. 특히 경기침체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내년에는 현장에서 뛰는 임원들의 역할이 국가경제 전체로 봐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의 임원 인사도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하는 것이 극한의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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