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성분, 호흡기 통해 폐까지 간다" 최초 입증

      2022.12.08 12:53   수정 : 2022.12.08 12: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CMIT/MIT)이 호흡기를 통해 폐에 도달하고 최대 일주일 폐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방사성 추적자(Radioactive tracer)를 활용해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 중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MIT)의 체내 분포 특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경북대학교 연구진(전종호 교수), 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진(이규홍 단장)과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방사성 추적자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포함된 화합물이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 시 방출하는 에너지를 측정해 해당 화합물의 체내 이동 경로와 분포 특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14C)가 표지된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CMIT/MIT)을 합성해 실험동물(실험용 쥐)의 비강과 기도에 노출시켰다.

체내 방사능 농도를 관찰한 결과 노출 부위인 비강 또는 기도에서 폐까지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CMIT/MIT)이 이동하는 것을 시각적(정량전신자가방사선영상)으로 확인했다. 최대 일주일까지 노출 부위와 폐에 남아있는 것도 확인했다.

같은 경로로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CMIT/MIT)이 노출된 실험동물의 기관지폐포세척액을 분석한 결과, 폐 손상과 관련 있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이 유의적으로 증가했다.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CMIT/MIT)이 호흡기 노출을 통해 폐에 도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처음 입증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과학 분야 상위 5% 수준(JCR 기준)의 국제 환경 학술지인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 12월호에 연구결과를 게재해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신선경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이번 연구에 적용된 기술은 가습기살균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의 호흡기계 독성영향을 평가하는 데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안전한 화학물질 관리 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MIT/MIT 등을 원료로 만들어진 가습기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은 1심에서 무죄를 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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