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폐기에만 100억 쓴 수입란... 들썩이는 계란값에 다시 '만지작'
2022.12.11 18:38
수정 : 2022.12.11 18:38기사원문
11일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10일) 전남 무안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 올해 10월 이후 고병원성 AI 사례는 총 38건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국내에 들어오는 철새가 지난해보다 많고, 한달여 먼저 AI가 확산되면서 계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계란 도매가격은 특란 10개당 1944원으로 한달 전(1779원)보다 9.3% 뛰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 상황이 악화돼 산란계 400만~500만마리를 살처분하거나 계란 한 판(30개) 소비자가격이 7000원을 상회할 경우 신선란 수입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8일 현재 특란 한판 소비자가격은 6738원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계란 수급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병아리·계란 1만7000t 할당관세를 시행 중이고, 수급불안 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접 수입 공급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계란 사재기를 철저히 단속하고 병아리와 종란 수입을 통해 피해농가가 생산 기반을 신속하게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등 계란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AI 확산이 끝나고 산란계 농가가 정상화하면 수입계란이 국내산 계란 가격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물가안정을 위해 무관세로 들여온 수입 소고기 10만t도 한우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만t은 연간 한우 소비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급격하게 반입한 수입 소고기가 아직까지도 소화되지 못하면서 한우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정부는 올해 초 계란 가격을 잡기 위해 무분별하게 수입을 진행해 결국 남는 수입란을 폐기, 세금 100억원을 낭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는 우선 계란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산란계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산란계 밀집단지 10곳과 대형농장에 통제초소를 설치해 출입 차량과 사람을 통제하고 가용한 소독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집중소독을 실시 중이다. 또한 다른 산란계 농장으로 수평전파 차단을 위해 발생농장 방역대(10㎞) 내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의 경우 농장 전담관이 농장별로 계란 짐 싣기와 환적 이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