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설공단 '성희롱·갑질 논란'…인사 부실로 번지나

      2022.12.11 18:50   수정 : 2022.12.11 18:50기사원문
1000명 넘는 종사자를 거느린 부산시 산하 지방공기업 부산시설공단 A모 이사장이 성희롱과 도가 넘은 직장 내 갑질·괴롭힘을 일삼고 있다는 논란을 빚으면서 부산시와 고용노동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부산시 산하 공기업 갑질·성희롱 논란이 박형준 시장의 지방공기업 임원 인사시스템 문제점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논란은 지난 5일 부산시설공단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희롱, 갑질, 괴롭힘 등을 일삼으며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의 독단적인 형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불붙기 시작됐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업무보고를 위해 이사장 면담을 신청한 간부 보고자들에게 업무지시를 가장한 단순한 업무 질책이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폭언과 모욕, 무시 등 사회 통념상 상당성이 결여된 상습적인 갑질로 인해 피해자가 늘어가고 있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현재 일부 팀장급과 직원은 심한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부산시는 즉각 이사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직위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에는 "최고경영자인 이사장이 직장 내 성희롱, 갑질 등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나 회식 장소에서 모 가수가 부른 '빈 의자'라는 유행가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음담패설 가사를 가미, 개사해 불러 그곳에 참석한 간부직원 40여명과 노조원 여직원 등을 경악하게 하는 집단적 성희롱을 가해 공공기관 수장으로서의 비상식적인 일탈행위를 자행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는 이 같은 사실 외에도 A이사장이 노래방에서 여직원들에게 강제적으로 포옹을 자행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해당 A이사장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을 주창해왔는데 악의적인 노동조합 성명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반박 입장문을 내놓았다.


A이사장은 반박 입장문을 통해 "노조 성명에 심지어 성희롱에 관한 모함도 포함됐다"면서 "성추행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며,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무고에 대해서는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A이사장은 "노래 가사 운운하는 사례는 간부들과의 모임에서 격의 없이 소탈하게 어울리려는 의도가 잘못 표출된 실수로 부끄럽다. 명확히 사과한다"면서도 "현장에서도 또 그 이후에도 성적 수치심 같은 문제가 제기된 적이 없다는 점은 전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이사장은 "이번 노조의 성명 사태의 경우 노사관계 혁신에 반대하는 일부 노조 집행부와 인사에 불만을 가진 극히 일부 무능력한 인사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반개혁적인 모략극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요청하고 부산시 성비위 추진단에 공문을 보내 진위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부산시 측은 사실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문이 접수돼 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해 현재 조사관을 배정 중"이라면서 "조속히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일각에서는 "박형준 시장 취임 후 부산시 산하공기업 일부 인사에 대한 발령에 부산시민단체나 부산시의회 등의 반발과 우려도 있었다"고 꼬집으면서 "이번 기회에 잘못된 점은 일벌백계하는 등 철저한 인사시스템 작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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