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예산안 처리 으름장, 민주당 폭주 멈춰야

      2022.12.13 18:04   수정 : 2022.12.13 18:04기사원문
2014년 국회선진화법 개정 후 8년 만에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에 실패한 여야는 13일에도 서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은 채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대치 국면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새 합의시한으로 통보한 1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진전이 없다.



여야가 합의안을 도출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무작정 예산안 처리를 미룰 수 없고, 민주당도 야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하긴 부담스럽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이뤄지기 위해 예산안 합의 처리가 필요하기도 하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새로운 기한을 설정해 다시 한번 합의를 독려하거나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수정안을 올려 단독 처리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칼자루를 쥔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자체 '서민 감세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우리가 다수당이기 때문에 책임지는 자세로 새로운 (예산) 협상이 합의되지 않으면 민주당의 독자적인 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말로는 서민감세라고 하지만, 눈 감고 아웅 하는 것이고 포퓰리즘에 다를 바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야당 단독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여야가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본다. 민주당이 실제로 정부안에서 감액만 반영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부 수립 후 야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단독 처리에는 큰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지역화폐·임대주택 예산 등 증액에 대한 미련도 남아있다.

딱하디딱하다.
여당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집권여당다운 정치력과 협상력을 보이지 못하고 대통령실 눈치를 보면서 야당에 끌려다니고 있다. 야당은 다수당이라는 점을 내세워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을 멋대로 편성하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으니 '대선불복'이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여야는 일괄 타결점을 찾아 정쟁에 눈먼 국회가 민생을 팽개쳤다는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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