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檢 출석..신병 확보 될까
2022.12.14 16:15
수정 : 2022.12.14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윗선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박 전 원장과 검찰 간 진실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박 전 원장은 14일 검찰에 출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첩보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고 자신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삭제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해 피격 사건 관련 첩보 삭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찰 조사에 앞서 박 전 원장은 "안 그래도 소란스러운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저는 국정원을 개혁하러 갔지 삭제하러 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은 정보를 수집·분석해 대통령께 보고하고 정책부서인 안보실이나 외교·통일·국방부 등에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부서지 정책결정 부서가 아니다"라며 "검찰이 묻는 말에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자진 월북이 유력했다는 당시 첩보 분석에 대해 박 전 원장은 "분석관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업무를 제대로 했다고 판단한다"고 대답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이 이씨의 피격 사망 사실을 공개했을 때 파장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걸 이야기하는 건 국정원법 위반"이라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애국심과 헌신하는 자세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아꼈다.
서 전 실장의 '보안 유지' 지침 하달과 관련해서는 "보안은 모든 세계 정보기관의 제1업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지난 7월 국정원법 위반 및 공용전자기록등손상죄 등 혐의로 박 전 원장을 고발한 뒤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그는 이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국정원 첩보 보고서 46건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첩보 문건 등이 다수 삭제된 시점을 오전 3시부터 11시37분으로 특정했는데, 국정원의 첩보 보고서 등 삭제가 아침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검찰은 박 전 원장 등을 두고 신병 확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법조계는 검찰이 박 전 원장을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증거 수집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전 원장 외에도 서욱 전 장관과 노 전 실장, 이인영 전 장관 등에 대한 기소 또는 불기소 방안도 향후 정해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혐의 여부에 따라 법리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