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항소심서 혐의 부인…"구조행위 있었다"
2022.12.14 16:31
수정 : 2022.12.14 17:36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이른바 '계곡살인'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이은해씨(31)와 조현수씨(30)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적절한 구조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원종찬 정총령 강경표)는 14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두 사람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의 변호사는 "이은해와 조현수의 적절한 구조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항소한 것"이라면서 "조현수는 살인에 공모하지 않았고 관련 진술의 신빙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소사실과 관계 없는 기초사실이 공소장에 적시돼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목적으로 복어를 구입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횟집 주인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행위에 작위에 의한 살인죄(직접 살인)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직접 살인죄'를 적용하면서 범행 성립 도구를 '가스라이팅'으로 명시했는데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사망한 이은해씨의 남편 A씨가 이씨의 다이빙 권유를 거절하는 등 자유의지가 없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어 심리지배를 받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심리 지배에 대한 판단을 재차 구하고자 한다"고 했으며 재판부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시 받아보기로 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11일을 다음 공판기일을 잡고 증인신문 계획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A씨(사망 당시 39세)씨에게 구조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깊이 3m의 계곡으로 뛰도록 강요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A씨를 숨지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수영을 못하는 A씨를 낚시터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도 받는다.
지난해 12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이들은 지난 4월 경기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