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침체 우려에… 원유 곱버스 ETP '반짝'

      2022.12.14 18:39   수정 : 2022.12.14 18:39기사원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1달러 선까지 후퇴하면서 그 흐름에 거꾸로 투자하는 상장지수상품(ETP)의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 공급망 불안 등 당분간 원유가격을 끌어내릴 요소들도 충분하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이 시행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가 복병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13일 기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2위에는 미래에셋 인버스 2X 원유선물혼합(H)이 올랐다. 36.50% 성과를 냈다.

이 상품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및 브렌트유 선물가격으로 구성된 S&P GSCI 올 크루드 인덱스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한다.

33~34%대 수익률을 낸 메리츠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선물(H), 신한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등을 포함해 상위 10개 중 8개가 '곱버스' 원유 상품으로 채워졌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H)도 각각 16.54%, 14.94%의 수익을 냈다.


국제유가가 주저앉은 영향이다. 이달 1일 배럴당 81.22달러였던 WTI 가격은 2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하더니 9일에는 71.02달러까지 밀렸다.

끝나지 않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지정학적 긴장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요 둔화를 부추긴 결과다. 실제 에너지정보청(EIA)은 11월 에너지전망보고서에서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전월 대비 10만배럴 적은 160만배럴로 제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자금줄을 죄기 위해 마련된 원유가격상한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러시아산 원유 판매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하는 게 골자다.

시장가격을 밑도는 수준에서 사들이도록 유도해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번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유가가 되레 뛸 것이란 주장이 우세하다. 인도는 이미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가격상한제에 동의한 국가들을 향한 러시아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가격 급등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가 가격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회사에 석유 판매를 금지하면 EU와 G7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C+(플러스)의 하루 200만배럴 감산 유지, 중국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수요 확대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요 불안에 따라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으나 공급 우려가 이를 완화시키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ETN은 기초자산 가격 변동으로 △정규시장 종료시 실시간 증권당 지표가치가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 △지표가치 1000원 미만 등에 해당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