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정신 뺏긴 머스크... 테슬라는 최악 실적 수렁에

      2022.12.14 18:41   수정 : 2022.12.14 18:41기사원문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머스크가 지금 트위터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있고, 이 때문에 테슬라는 CEO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대체 테슬라는 누가 경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볼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지분 약 5000만달러어치를 보유한 퓨처펀드의 개리 블랙 파트너는 트윗으로 "테슬라 CEO는 지금 없다"고 한탄했다. 테슬라 주가는 12일 6.3% 폭락한데 이어 13일에도 4% 가까이 떨어졌다.


테슬라는 머스크가 10월 말 440억달러에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뒤 심각한 '키맨 리스크'를 겪고 있다. 키맨 리스크는 CEO 같은 회사의 핵심 인물을 둘러싼 위험을 의미한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중국 내 자동차 가격을 내리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지고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트위터 경영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트윗으로 좌충우돌하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영웅'인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책임자를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트위터 전 고위 간부에 대한 인신공격에 나서는 등 대중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인기를 누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샌프란시스코의 한 코미디쇼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청중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덕분에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는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아졌다. 퓨처펀드의 블랙 파트너는 "트위터 드라마의 부정적 영향으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다"면서 "이전에는 테슬라 운전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친지들에게 자랑하거나 집 앞에 주차하며 뽐냈지만 트위터 역풍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랜 테슬라 후원자이자 거버가와사키자산투자운용 공동창업자 겸 CEO인 로스 거버도 트윗을 통해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에 불만을 쏟아냈다.

거버는 "회사에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테슬라의 일일 경영을 책임지는 이가 도대체 누구냐"고 CEO 실종을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테슬라에는 잘못된 것이 전혀 없다"면서 "단지 CEO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이라고 머스크를 힐난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12일 기준)가 53% 폭락했다. 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테슬라 주가가 1년을 기준으로 하락한 것은 올해를 제외하면 2016년 딱 한 번이다. 당시 낙폭은 11%에 불과했다.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창업자 겸 CEO이기도 한 머스크가 트위터에 정신을 팔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우려하기 시작했다.

빌 넬슨 나사국장은 스페이스X 사장 그윈 쇼트웰에게 "머스크가 트위터에 마음을 빼앗겨 우주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넬슨은 "그럴 일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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