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한국 보는 것 같아’ … 모로코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제3대륙 결승 진출
2022.12.15 08:17
수정 : 2022.12.15 13: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마치, 20년전 대한민국을 보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깝다.
모로코의 제3대륙 최초 월드컵 결승 진출 도전이 좌절됐다. 그리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유럽과 남미의 전유물이 됐다.
모로코는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2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자책골로 단 1실점만 허용한 모로코는 프랑스의 막강 화력에 수비가 무너졌다. 전반 5분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이어 후반 34분 콜로 무아니에게 쐐기골을 내줘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강호를 연파하며 최대 돌풍을 일으켰다. 아프리카 대륙 및 아랍권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년 전 한국과 닮았다. 조1위로 16강에 진출한 것도 같고 스페인을 이기고 올라왔다는 것도 비슷하다. 아프리카 최초 4강진출이라는 것도 당시 아시아 최초 4강 진출을 일궈낸 한국과 비슷하다. 4강전에서 독일에 0-1로 패한 한국과 프랑스에게 0-2로 패한 모로코가 오버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제3대륙(아시아·아프리카·북중미·오세아니아)이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1930년 창설된 월드컵 역사상 단 3차례에 불과하다. 만약, 모로코가 프랑스를 이길 경우 1930년 우루과이 대회에서 미국(3위), 2002년 한일 대회에서 한국(4위)을 넘어 제3대륙 최초로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았다. 워낙 프랑스가 막강한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로코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은 "이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야심이 넘치는 팀으로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결승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모로코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력차이를 극복하기 힘들었다. 킥오프 5분 만에 실점하면서 당황한 모로코는 이후 이렇다 할 반격조차 펼치지 못했다
월드컵 역사상 첫 제3대륙의 결승 진출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럽, 남미 외 제3대륙에게 아직까지 월드컵은 정복되지 않은 아쉬운 역사 그 자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