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속도조절....금리 수준 갈등하는 한국은행
2022.12.15 15:38
수정 : 2022.12.15 15: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면서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현실화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0.25%p 베이비스텝으로 통화긴축 속도를 늦춘 데 이어 내달에도 0.25%p 인상을 이어갈지 관심이다. 다만 한미 금리 차이가 1.25%p로 22년만에 가장 커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도 고민에 빠졌다.
■ 내달 금통위, 금리인상 폭 관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0.50%p 올렸다.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4번 연속 0.75%p 자이언트 스텝에서 0.50%p 빅스텝으로 인상폭을 줄인 것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번 FOMC 결과와 관련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 정책금리 전망이 5.1%로 0.50%p 상향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책금리 경로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고 밝혔다. 또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최근 금융여건 완화에 대한 우려를 크게 보이지 않은 점, 2월 금리인상폭 축소(0.25%p)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 등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됐다"면서 "시장에서는 0% 근접한 GDP 성장률 및 4% 중반의 실업률 전망은 연준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관심이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p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춘 바 있다.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빅스텝 이후 베이비스텝으로 돌아섰다. 이 같은 인상 속도는 내년 1월 금통위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인상 속도 조절이 유지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인상기조는 이어진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파월 의장이 제약적인 정책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최종 금리수준과 유지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긴축강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으나,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한미금리차 부담...금융변동성 정책대응
실제 이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기존 0.75%p에서 다시 1.25%p로 벌어졌다. 1.25%p는 2000년 10월 1.50%p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연준이 이번 인상기 최종 금리 수준을 5% 안팎까지 높일 경우, 한미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0%p 또는 그 이상까지 더 커질 수도 있다. 한미 금리차가 커질 경우 자금유출과 환율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연준의 의도와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면서 "파월 연준의장이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연준이 제시한 GDP 성장률을 근거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 자금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을 내년 1월 중 완료하며, 내년초부터 5조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금융이벤트에 대응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금융 분야별 취약요인과 대응방향을 논의하며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