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발목잡는 지하철...왜 이러나

      2022.12.16 14:21   수정 : 2022.12.16 14: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시민의 발이 돼야할 지하철이 최근 들어 오히려 시민의 발을 잡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은 최근 파업으로 극심한 혼잡을 야기한 데 이어, 한파 속에 열차가 2시간이나 멈춰 500명의 승객들이 갇히는 사태도 발생했다.
퇴근길 한강철교 위에 1호선 2시간 멈춰
16일 한국교통공사(코레일)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경 용산역을 지나 노량진역으로 향하던 1호선 열차가 멈춰섰다.

당시 이 열차에는 500여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다. 열차는 한강철교 위에서 멈췄으며 설상가상 난방까지 가동을 멈추며 갇혀있던 승객들은 극심한 공포와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 열차는 2시간이 지난 오후 10시경 노량진역에 올 수 있었다. 코레일은 전기를 공급받는 장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서울 지하철은 대규모 파업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지난 11월 30일 총파업을 하면서 열차의 배차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퇴직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을 동원하는 등의 조치로 지하철 운행률을 평소의 72.7%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지하철역은 아수라장이었다.

총파업 당일 출근시간 대 지하철 운행율은 평시와 다름이 없었지만 퇴근시간 대에는 85% 줄었다. 실제 퇴근시간 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환승역은 승강장에 발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 열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어도 몇 대를 그냥 보내고서야 간신히 올라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노사간 극적 합의로 지하철은 하루만에 정상 운행을 하게 됐다.

운영기관 무능 때문vs고통 분담해야
최근 발생하고 있는 지하철 관련 사고들이 운영 담당 기관의 무능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만성 적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이 서로 맞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을 비판하는 쪽은 노조 총파업이 사측의 약속 불이행으로 촉발됐다고 주장한다. 서울교통공사와 노조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를 통해 부족한 인력을 증권하기로 했지만, 사측은 10월 초에 2026년까지 1539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약속을 뒤집은 사측이 결국 총파업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발생한 '신당역 살인 사건' 후 인력 충원에 대한 요구가 더 증가한 상황에서 노조는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신당역 살인 사건은 여성 역무원이 역내를 혼자 순찰하다가 스토킹을 일삼던 범인에게 살해를 당한 사건이다.

노조가 적자의 고통을 분담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행동한다는 비판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교통공사 노조 총파업 당일 "표면적인 파업 이유는 구조조정과 혁신안 철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 파업과 배경이 연결돼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이번 파업은 정치적 파업이라고 개념을 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탑승 시위로 인한 피해도 고스란히 시민들이 받고 있다. 전장연 측은 서울지하철에서 이동권 보장 시위를 벌이며 지하철 승하차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에 대해 시위 진행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양측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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