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라더니...금융상품 판매통로 된 알뜰폰

      2022.12.18 15:34   수정 : 2022.12.18 15: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는 1월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알뜰폰 사업에 진입한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금융당국의 금산분리 완화 조치 결과에 따라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돼 중소 알뜰폰 업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토스도 다음 달 알뜰폰 출시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 7월 인수한 알뜰폰 업체 머천드코리아의 홈페이지를 ‘토스모바일’로 정식 개편하며 알뜰폰 출시를 공식화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앱 유저를 상대로 알뜰폰 서비스 관련 선호도 조사를 마쳤다”면서 “현재 요금제 등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출시일은 내년 1월 말로 예정됐다.

토스는 알뜰폰 가입부터 결제, 민원 처리까지 원스톱으로 구성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토스 앱을 사용하던 고객들이 별도로 통신사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토스모바일을 통해 데이터 사용량, 요금 조회, 요금제 변경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고객 서비스(CS) 처리 미흡 등 기존 알뜰폰 사용자들이 지적해온 부분도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해 대비한다. 금융업계 중 토스보다 먼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가입자 수는 2년 만에 35만명을 넘겼다.

특히 금융위가 지난달 열린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서 금산분리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한 만큼 금융계의 알뜰폰 등 비금융업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타 시중은행들도 알뜰폰 서비스 관련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금융정보에 더해 통신정보를 기반으로 여러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신용대안평가 혹은 대출, 보험 기존 은행 상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알뜰폰업계 "우린 뭐 먹나" 볼멘소리
통신업계는 과도한 출혈경쟁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139억원, 184억원 손실을 냈다. 은행의 통신업 진출이 사실상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통로라는 지적이다.

요금제 경쟁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미 금융상품과 연계된 알뜰폰 요금제가 나온 상황에서 더 많은 금융사가 진입할 경우 저가 요금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가 될 수 없다”면서 “연계할 금융상품도 없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싸다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통신 3사 계열 알뜰폰 자회사가 50.8%, KB국민은행 등 기타 사업자가 49.2%의 점유율을 기록해 중소 알뜰폰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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