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560배 뛴 '도니파이낸스'…코인원, 유의종목 지정

지난 9월 6일부터 13일까지 코인원에서 도니파이낸스(DON)가 700% 넘게 올랐다. 코인원 사이트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도니파이낸스(DON)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도니파이낸스는 <뉴스1>이 지난 10월 22일 시세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가상자산이다(◇관련기사(www.news1.kr/articles/?4835153). 당시 <뉴스1>은 도니파이낸스 재단의 수상한 사업 정황도 함께 보도한 바 있다.

◇3개월 간 56500% 오른 코인…'단독상장'으로 시세조작 용이

코인원은 지난 16일 도니파이낸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며 "부정거래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

또 코인원은 공시 정책에 따라 도니파이낸스에 불성실 공시 벌점 10점을 부과한다고 했다.

도니파이낸스가 지난달 18일에 출시한 '브리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브리지 출시 일정 및 진행 사항에 대한 선제적인 공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코인원 측 근거다.

코인원은 "코인원 공시 정책에 의거해 해당 사유(브릿지 출시 미공시)를 중대한 위반으로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도니파이낸스는 지난 9월 시세조작 정황이 포착된 가상자산이다. 9월 6일 기준 도니파이낸스 가격은 7만원대였으나, 불과 일주일 후인 9월 13일 기준 도니파이낸스 가격은 52만원에 달했다. 일주일 새 700% 넘게 오른 것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3개월 전인 6월 13일 도니파이낸스 가격은 830원 수준이었다. 3개월 동안 무려 56500% 가량 올랐다. 올해 가상자산 하락장이 이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수치다.

이에 당시 시세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도니파이낸스는 뚜렷한 호재도 없었던 데다, 출시 예정이었던 '브리지' 솔루션 출시를 차일피일 미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니파이낸스는 거래량의 100%가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사실상 코인원 단독상장 가상자산이다. 한 곳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시세조작에 유리하다.

도니파이낸스의 수상한 사업 정황도 이 같은 의혹에 힘을 더했다. 도니파이낸스는 지난 5월 국내 가상자산 가격 집계 서비스 '코인라이브'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공시를 냈지만, 코인라이브 측은 <뉴스1>에 "논의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제휴를 맺은 적 없다"는 입장을 알렸다.

또 본래 도니파이낸스의 운영사는 애그테크 기업 이지팜이었으나, 이지팜은 지난 8월 '도니 리미티드 글로벌(Donnie Limited Global)'이라는 법인에 도니파이낸스를 매각했다.

그럼에도 쟁글이 프로필 기능을 개편하긴 전인 지난 10월까지 쟁글에는 여전히 도니파이낸스 본사 주소가 이지팜 주소로 올라와있었다. 쟁글에 기재된 도니파이낸스 팀 멤버에도 이지팜 대표가 여전히 고문으로 포함돼었다.

◇'브리지' 출시 지연으로 투자자에 피해 줘…코인원, 벌점 부과

도니파이낸스는 지난달 출시를 미뤄왔던 '브리지' 솔루션을 선보이는 과정에서도 파문을 일으켰다.

도니파이낸스가 브리지 솔루션을 출시한 지난달 18일 오후 도니파이낸스 자체 탈중앙화거래소(DEX) 내 도니파이낸스(IRC 기반) 가격은 0.07달러(94원) 수준이었으나, 코인원 내 도니파이낸스(ERC 기반) 가격은 1만8500원을 기록했다. 약 200배 가량 차이난 것이다.

본래 도니파이낸스의 토큰 DON은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트의 토큰 발행 표준 IRC-20을 기반으로 발행됐다. 그러나 코인원에 상장된 토큰은 이더리움의 토큰 발행 표준인 ERC-20을 기반으로 한다. 코인원이 이오스트 블록체인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상장을 위해 ERC 버전 도니파이낸스 토큰을 발행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달 18일까지 ERC 기반 도니파이낸스를 IRC 기반으로 스와프(교환)할 수는 있으나, IRC 기반 도니파이낸스를 ERC 기반으로 교환할 순 없었다는 점이다. 도니파이낸스 측이 IRC 기반 토큰을 ERC 기반으로 교환할 수 있는 '브리지' 솔루션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미루다가 출시한 시점이 지난달 18일이었다.

이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통상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이 다르더라도, 두 토큰을 자유롭게 맞바꿀 수 있게 되면 가격이 비슷하게 맞춰져야 한다. 그런데 이를 맞바꿀 수 있는 브리지 솔루션이 출시됐음에도 가격 차가 크게 발생한 것이다.

가격 차가 컸던 이유는 도니파이낸스 측이 출시 사실을 뒤늦게 알리면서, 동시에 일정 물량만 교환할 수 있도록 교환 물량에 제한을 걸어뒀기 때문이다.

11월 10일 도니파이낸스는 공시를 통해 브리지 출시 날짜를 11월 18일로 예고하고, 교환 가능한 물량을 매달 선착순 50만DON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8일 브리지 솔루션이 출시됨과 동시에 교환할 수 있는 물량이 모두 교환됐다. 솔루션을 이용하고자 했던 투자자 그 누구도 실제로 토큰을 교환할 수 없었다. 이에 투자자들은 도니파이낸스 내부자들이 50만DON을 모두 교환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도니파이낸스 투자자는 당시 <뉴스1>에 "도니파이낸스 재단은 브리지 출시 일정에 대해 계속 함구하고, 날짜만 알려줬다. 브리지로 교환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돼 있어 브리지가 열리는 시간이 중요했지만 계속되는 시간 관련 질문에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18일 새벽 3시 20분쯤 브리지가 열렸다고 텔레그램에 공지했으나, 때맞춰 들어갔을 때 이미 제한된 50만DON 물량은 모두 교환된 뒤였다"며 "그중 일반 투자자 물량은 최대 0.4%이고, 브리지를 통해 IRC에서 ERC로 스와프된 물량의 99.6%는 내부자 거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도니파이낸스 재단이 브리지 오픈을 공지하기 전에 이미 50만DON이 스와프됐다는 게 근거다.

당시 도니파이낸스 재단은 신원미상의 거래자가 브리지를 통한 스와프를 끊임없이 시도해 정확한 출시 시점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브리지를 11월 "18일 3시 13분 경 출시했으나 서버가 불안정해 공지를 누락했다. 이후 3시 21분에 출시 사실을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공지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익명의 거래자가 한정된 물량인 50만DON을 모두 스와프했다는 게 도니파이낸스 측 주장이다.

해명에도 불구, 코인원은 이 같은 문제를 근거로 도니파이낸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리지 출시 시점을 정확히 공시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벌점을 부과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인원의 대응이 늦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도니파이낸스 투자자는 <뉴스1>에 "도니파이낸스는 유의종목으로 지정되기 전에도 자전거래를 지속해 거래량과 가격을 유지시키고, 11월에는 브리지에서 스와프한 물량을 코인원으로 전송한 뒤 거래소에서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기 행위는 너무 허술하고 명백해 한 달 전부터 코인원과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에 제보했으나 코인원은 이 모든 행위가 끝난 뒤에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