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축제의 고장’ 구석구석 즐기는 평창의 멋

      2022.12.20 15:33   수정 : 2022.12.20 15: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평평하고 드넓으며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의미를 가진 평창은 전체 면적 중 65%가 해발 700m 이상의 고원으로 이뤄졌다. 오대산의 정기와 대관령의 푸른 초원을 품고 사계절 내내 생동감 있는 풍경과 다양한 자연의 산물을 제공한다.

청옥의 향취가 밴 청옥산 선자령의 육백마지기는 구름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평지다.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하얀 양들이 푸른 초지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은 마치 맑고 투명한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축제가 열리지 못했던 평창에는 겨울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평창여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평창송어축제장 주변 관광명소는 어디일까.

■ 오대산

오대산은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개 봉우리와 월정사, 상원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찰을 품고 있는 산이다. 오대산은 백두대간 중심축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간을 중심으로 오대산지구와 소금강지구, 계방산지구로 나뉜다.

비로봉 정상에서 볼 때 동대 너머의 청학산 쪽 소금강 지구는 바위산으로 금강산에 견줄 만한 절경이며, 비로봉에서 평창 쪽으로 내려가는 오대산지구와 계방산지구는 부드러운 흙산으로 산수가 아름답고 문화유적이 많다.
산봉우리 대부분이 평평하고, 봉우리 사이를 잇는 능선 또한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한 편이다.

오대산은 장쾌하면서도 듬직한 전형적인 토산(土山)이다. 토양이 비옥해 산림자원이 풍부하고 겨울철에는 강설량이 많다. 월정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빽빽한 전나무 숲과 중턱의 사스래나무, 정상 부근의 눈측백나무와 주목 군락, 호령계곡의 난티나무 군락이 장관이다.

멧돼지·사향노루·오소리·너구리·산양·청딱따구리·수리부엉이·산천어·금강모치 등 26종의 포유류와 85종의 조류, 1124종의 곤충, 21종의 양서류·파충류, 20종의 담수어류 등이 서식한다. 상원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월정사 적멸보궁을 지나 주봉인 비로봉까지 약 3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오대산은 신라 선덕여왕 때의 자장율사 이래로 1360여 년 동안 문수보살이 1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늘 설법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왔으며, 오대(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에는 각각 1만의 보살이 상주하고 있어 문수신앙의 본산으로, 오만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의 오대성지로 알려졌다.


■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시작해 동피골을 거쳐 상원사까지 약 10km 이어진다. 대부분이 평지로 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이 길은 1960년대 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불교신도들이 다니던 길이다. 4계절 언제 가도 좋은 사색과 치유의 길이다.

선재길 시작은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길이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도 더욱 유명해졌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사찰 입구 금강교까지 약 1km에 달하는 산책로로 아름드리 전나무가 감싸고 있어 아늑하다.

길은 오대천을 몇 차례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동피골로 향하는 길은 키가 큰 신갈나무와 단풍나무 숲으로 덮여있고 땅은 흙과 낙엽으로 쌓여있다. 동피골에는 국립공원에서 조성한 멸종위기식물원이 있다. 멸종위기식물원에는 오대산에 자생하는 멸종위기종과 특정식물 등 30여종의 희귀식물을 복원하고, 주변을 정원형태로 조성했다.

동피골을 지나면 조릿대 숲길이다. 조릿대 숲길을 지나면 차가 다니는 비포장도로로 연결된다. 이 도로를 20m정도 걸으면 다시 오른쪽으로 숲길이 이어진다. 숲과 오대천을 따라 걷다보면 상원사에 다다른다.

선재길 코스는 전 구간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한번 쌓인 눈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쉽게 녹지 않는다. 아이젠, 스패치 등 겨울산행장비를 갖추고 탐방하는 것이 좋다.


■ 월정사 전나무숲길

동대 만월산을 뒤로 하고, 그 만월산의 정기가 모인 곳에 고요하게 들어앉은 월정사는 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산으로, 산 전체가 불교성지가 되는 곳은 남한에서는 오대산이 유일하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오대 중 중대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조성했다.

주요 문화재로는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일명 약왕보살상이라고도 하는 보물 제139호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월정사 성보박물관에는 귀중한 불교유물과 강원 남부 60여개의 사찰의 성보들이 보관, 전시되어 있다. 인근에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가 보관된 오대산사고가 있다.

1000년의 숲길로 불리는 월정사 전나무숲길. 일주문을 지나 월정사를 향해 걷다 보면 좌우로 아름드리 큰 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장쾌하게 뻗은 전나무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향기를 뿜어낸다.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리면 전나무숲길 풍경이 더욱 장관이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의 전나무는 평균 나이가 약 83년에 달하며 최고령 나무는 370년이 넘는다. 주변에는 수달이나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340여종이 살고 있는 웰빙 산책 코스다.


■ 상원사

상원사는 신라 성덕왕 4년(704)에 신라의 보천과 효명 두 왕자에 의해 오대산 중대에 창건되었는데, 처음 이름은 진여원이라 불렀다. 삼국유사에서 전하는 창건 설화는 다음과 같다. 신라 신문왕의 아들 보천태자는 아우 효명과 더불어 저마다 일천 명을 거느리고 성오평에 이르러 여러 날 놀다 태화 원년에 형제가 함께 오대산으로 들어갔다.

보천태자는 오대산 중대 남쪽 및 진여원 터 아래 푸른 연꽃이 핀 것을 보고 그 곳에 암자를 짓고 살았으며, 효명은 북대 남쪽 산 끝에 푸른 연꽃이 핀 것을 보고 그곳에 암자를 짓고 살았다. 두 사람은 함께 염불하면서 수행하였으며, 오대에 나아가 공경하며 참배하던 중 오만의 보살을 친견한 뒤로, 날마다 이른 아침에 차를 달여 일만의 문수보살에게 공양했다.

이때, 신문왕의 후계를 두고 나라에서 분쟁이 일자 사람들이 오대산에 찾아와 왕위를 이을 것을 권하였는데, 보천태자가 한사코 돌아가려 하지 않자 하는 수 없이 효명이 왕위에 올랐다. 그가 성덕왕이다. 왕이 된 효명태자가 진여원을 개창하니 이곳이 지금의 상원사이다.

상원사는 오대산 산중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원이다. 세조의 원찰로서 세조 10년 혜각존자 신미의 주선으로 중창되었다.
상원사 입구에는 커다란 잎갈나무가 있고 관대걸이라는 돌 조각이 있다.

세조 임금이 부스럼을 치료하기 위해 상원사 계곡을 왔다가 의관을 걸어놓은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왕실의 보호를 받았던 이 절에는 현존하는 동종 중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상원사동종(국보 제 36호)이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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