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파는 치킨집, 밥 먹는 카페… '틈새' 파고드는 외식업계
2022.12.20 18:15
수정 : 2022.12.20 18:15기사원문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전문점과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시장은 포화 상태다. 지난 2019년 전국사업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은 3만7508개, 커피전문점은 7만6145개에 이른다. 엔데믹 국면 외식 수요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국제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익률이 떨어지면서 외식업계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지난 6일 BBQ는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토어를 표방한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을 선보였다. 서울 송파구에 528㎡(약 160평) 규모로 문을 연 BBQ 빌리지는 치킨은 물론 브런치, 베이커리, 커피, 화덕피자 등 신메뉴 190종을 갖췄다. 치킨은 주로 늦은 오후 간식이나 퇴근 이후 식사 및 안줏거리로 판매된다. 오전에는 매장의 운영이 사실상 멈추는 것. BBQ는 이 시간 동안의 매장 운영을 통한 효율성 향상을 꾀한다. 크루아상, 아메리카노 등 오전과 점심시간대 팔릴 상품을 갖춘 이유다. 또 대리석을 활용한 고급진 인테리어로 치킨집 이미지를 탈피했다. 매장 화덕에서는 실시간으로 빵과 피자가 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BBQ는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기업"이라며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지 않고 BBQ라는 치킨의 대명사 같은 브랜드명을 그대로 사용한 베이커리 매장이라는 실험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촌은 '치막(치킨+막걸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8월 막걸리·발효식품법인 '발효공방 1991'을 설립했다. 교촌하면 떠오르는 '간장 소스'에서 착안해 발효를 키워드로 신산업을 개발하는 모양새다. 최근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창업주 권원강 교촌 회장은 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글로벌(G), 소스(S), 친환경(E), 플랫폼(P) 등을 꼽았다. 소스 생산 기술을 활용해 가정용 소스와 간편식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구운주먹밥 2종은 현재까지 누적 1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디야는 카페가 단순히 음료 판매처가 아닌 개인 업무공간, 모임공간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먹거리 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스퀘어피자, 흑임자 붕어빵, 쌍쌍츄로스 등 다양한 먹거리도 누리소통망(SNS)에서 이색 메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매콤 로제 구운주먹밥과 까르보나라 구운주먹밥 2종은 쫀득한 식감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라고 설명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팀장은 "산업이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전에는 효율성 위주로 이뤄졌던 혁신이 이제는 고객경험(CX)을 중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BBQ와 교촌, 이디야의 사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