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원들 "종무식 없어 연말휴가 갑니다"
2022.12.21 17:47
수정 : 2022.12.21 18:56기사원문
전 직원이 강당에 모여, 대표이사의 한 해 경영 소회를 듣는 종무식 풍경이 진귀해지는 시대가 됐다. 주요 대기업들이 종무식을 생략하는 대신 대다수 직원들이 연말 휴가 모드로 돌입하는 추세가 자리잡고 있다.
21일 국내 주요 그룹에 따르면 대다수 국내 대기업들이 종무식을 아예 없애거나 간소화하는 형태로 연말을 맞이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SK는 그룹 차원의 종무식을 열지 않고, 사업장이나 조직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연말연초 휴가를 쓰는 직원들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SK 관계자는 "과거엔 최태원 회장과 사장들이 종무일에 서린사옥 각 층을 돌면서 직원들에게 송년 인사를 나눴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사라졌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신년회를 따로 열지 않았던 SK는 올해도 대면 신년회를 열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29일), 기아(30일) 각각 종무일이나, 대표이사 사장의 간단한 메시지가 e메일을 통해 전달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경우 이달 29일이 창립기념일까지 올해 업무를 마무리짓고, 대신 3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쉬도록 하는 '사흘연휴'를 만들었다. 올해 '메타버스 신년회'로 재계에 화제를 낳았던 현대차그룹은 내년 신년회 형식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LG와 LG전자, LG화학 등이 23일로 올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26∼30일 권장 휴가 기간을 갖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일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신년사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임직원들이 연말 충분한 개인 시간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LG 관계자는 "연말에 권장 휴가 기간을 둔 지는 이미 꽤 됐다"고 말했다. LG는 다음달 2일 별도의 신년행사 없이 곧바로 새해 업무를 개시한다.
한화그룹도 종무식이 없다. 대신 연차소진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한화시스템은 '단체 휴가'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주의 전체 휴무를 권장하고 있으며 LS, 현대차 등도 연차소진을 독려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영권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