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성장 속도… ETP, 내년 증권가 대세 되나

      2022.12.21 18:05   수정 : 2022.12.21 21:42기사원문
코스피 지수가 3000에서 2300으로 떨어지는 동안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은 80조원대에서 90조원대로 커졌다. 다양해지는 시장 수요에 대응해 증권사들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상장 ETP 사상 첫 1000개 넘어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된 ETP 종목은 1019개(20일 기준)로 사상 처음 1000개를 넘어섰다.

시장(가치 총액) 규모는 이달 1일 사상 최고치(92조7753억원)을 기록했다. ETP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종류별로 보면 ETF 종목은 663개, 순자산가치총액은 79조305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527개·71조2902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5.8%, 11.2% 늘어났다.

같은 기간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65조원대에서 45조원대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주식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고 접근성이 편하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테마형 ETF보다 채권형 ETF가 인기를 끌며 시장을 견인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자산시장의 부진에도 10% 가까운 성장한 ETF는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자산 시장이 더욱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존의 자산 간의 상관관계가 다시 회복되면서 자산배분을 바탕으로 안정적 상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도 국내는 물론 해외 ETF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래에셋그룹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영국 금융사인 GHCO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GHCO는 유럽의 ETF 시장 조성 전문기업으로 인수금액은 약 4000만달러(약 513억원)다.

미래에셋증권이 영국 금융사를 사들이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유럽 ETF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시장이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약 5억달러(6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호주 상장지수펀드 운용사 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했다.

■거래량 10배 성장한 ETN

올해 빠르게 성장한 건 ETN 시장이다. ETN의 상장 종목은 356개, 지표가치총액은 9조54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271개·8조5647억원)보다 각각 31.3%, 11.4% 성장했다. 지난 달 말과 이달 초에는 지표가치 총액을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특히 거래량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올해 11월 기준 ETN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839억원으로 지난해(443억원)과 비교해 10배가량 커졌다. ETN 시장의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기초지수 수익률과 연동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ETF의 발행주체가 자산운용사인 반면, ETN은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된다.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해 수익 지급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ETN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채권형 ETN의 3배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허용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3배 레버리지 채권형 ETN을 상장했다. 국채 3·5·10·30년물을 각각 ±3배로 추종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소가 ETN의 배율상품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며 "다양해진 배율로 투자목적에 부합하는 손익 구조를 개발할 수 있고 3배 채권형 ETN은 높아진 채권시장 변동성 환경에서 단기 투자상품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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