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亞로 갈아타는 K뷰티 투톱…"중국發 부진 턴다"

      2022.12.21 18:24   수정 : 2022.12.21 18:24기사원문
코로나19로 촉발된 중국 봉쇄 이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실적 하락 직격탄을 맞아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전략을 고심하는 가운데 업계 1, 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나란히 새 수장을 맞아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를 이끄는 두 회사의 신임 대표들이 모두 글로벌 전략 및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이달 초 전격 새 대표 체제를 출범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이 봉쇄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업계가 실적 반등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2일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총괄하던 김승환 사장(왼쪽 사진)을 새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지난 2006년 입사한 김 사장은 전략기획 및 인사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지난해 지주회사 대표로 선임된 후에는 조직 개편을 이끌며 경영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앞으로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 확장 및 미래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던 시기 글로벌 전략을 담당했던 '전략통' 출신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해외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도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새로운 시장 확대도 꾸준히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1일 최초로 그룹 공채 출신 여성인 이정애 사장(오른쪽 사진)을 '뉴 리더'로 임명했다. 지난 1986년 LG그룹 공채로 입사한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말부터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았다. 마케팅을 진두지휘하면서 대표 브랜드 '후'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지난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를 필두로 중국 시장에서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 신임 사장은 앞서 18년간 회사를 이끈 '샐러리맨의 신화' 차석용 부회장의 후임으로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급격한 성장을 이끈 공로를 평가받은 스타 경영자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을 지금의 규모로 키워낸 차 부회장의 자리를 대체하는 자리에 4대 그룹 최초로 여성 CEO를 앉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화장품 업계를 이끄는 두 업체의 올해 매출은 부진한 편이다. 중국 내 화장품 기술 수준도 봉쇄 기간 동안 상당히 높아진 만큼 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은 불가피해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4분기까지 매출 3조472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9%, 50.5% 감소했다. 해외사업 부문 역시 전년 대비 12.8% 감소한 334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5.5% 줄어든 1047억원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미로 진출해 매출 호조세를 기록했지만 아시아 지역 매출의 하락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도 올해 매출 역성장을 기록하며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올 3·4분기까지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은 2조34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11억원에 비해 29% 줄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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