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임상분야 남녀 차이 '성차' 다룬 책 발간
2022.12.22 14:05
수정 : 2022.12.22 14: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임상 분야에서 나타난 남녀 간 차이인 '성차'를 체계화한 '임상영역에서의 성차의학'이 발간됐다.
이 책을 발간하기 위해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비롯 35명의 의학자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가 힘을 합쳤다.
성차의학(Sex/Gender-Specific Medicine)은 호르몬, 유전자 등에 의한 성(sex)과 사회문화적 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성별에 따른 질환 발현의 차이를 연구하는 분야다.
성차의학은 김나영 교수가 지난해 자신의 전문 분야인 소화기질환을 중심으로 교과서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을 출판하며 본격적으로 관심받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지난 6월 세계적 출판사 ‘스프링거’에서 영문판이 나오며 성차의학의 개념을 체계화한 교과서로서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성과에 이어 성차의학이 소화기질환을 넘어 의학 전 분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연구센터,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을 비롯해 국내 유수 병원 소속의 다양한 의학자 34명과 힘을 합쳐 각 임상 분야에서의 성차의학을 정리하고 체계화했다.
이 책은 노력의 결실로, 소화기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내분비대사질환 △류마티스질환 △감염질환 △소아정형외과질환(뇌성마비) △외과질환 △정신과 및 신경과질환 △재활의학질환 △응급의학질환 △마취통증의학 △치과 질환 등 임상 분야 전반에서의 성차를 다루고 있다.
각 질환마다 남녀는 발병 패턴, 병태생리학적 특성, 진행 양상 등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오랫동안 현대 의학 연구에서는 ‘성차’가 발병 기전(메커니즘)을 규명하거나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정밀 의료, 맞춤 의료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성차의학의 개념이 본격적인 관심을 받고 의학 연구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이 책은 소화기 영역을 넘어 여러 임상 분야에서 폭넓게 성차를 다루고 있어 성차의학이 의학 전 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의학·생명과학의 영역에서 성차는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더 깊이 고려돼야 할 중요한 변수”라며 “전문가들에게 성차의학의 개념과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고 향후 전체적인 의학, 과학 연구가 이를 고려해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주관 하에 여러 연구자들과 힘을 합쳤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