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마켓’ 무너져… 이제 작은 시장까지 챙겨야 이익”

      2022.12.22 12:00   수정 : 2022.12.22 18:02기사원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글로벌 위기와 관련, "이미 거의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며 "이제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제가 지나온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디 가서 주식을 뭘 사야 할지 잘 알겠지만…. 저는 아마 창업이라는 도전을 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인기를 끈 영화 '헤어질 결심'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비유한 것이다.



■"작은 시장도 들여다봐야"

최 회장은 지난 21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에서 "내년에도 위기와 쇼크는 계속될 거라 생각한다. 이 쇼크를 견디며 살아가는 게 우리 체질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글로벌 국가 관계를 영화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에 비교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며 시장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엔데믹 쇼크와 전쟁을 통한 에너지 위기까지 몰아치며 변화의 파고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예전에는 글로벌 시장에 싸게 만들어 효율적으로 팔면 됐지만, 이제 시장이 줄어들었다"며 "이를 타개할 유일한 해법은 보고 있지 않던 시장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장으로는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을 예로 들었다. 시장 사이즈 자체가 줄어든 만큼 작은 시장까지 전부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비용 대비 이익이 크지 않은 아프리카 사업을 제외해 왔다"면서 "작은 시장도 관계를 맺고 어떤 사업을 할지 깊게 살펴봐야 100에서 70까지 줄어든 시장 크기를, 다시 110으로 만들어 성장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선 신뢰를 통한 설득을 해법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미국 법인만큼 법 제정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차별을 하지 말아 달라는 설득은 필요하다"며 "이미 EU(유럽연합)를 비롯해 중국, 일본도 차별정책을 펼치며 관련 산업들이 다 쪼개진 만큼 한국 제품을 차별하지 못하게 신뢰 관계를 잘 확보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의 과제"라고 말했다.

■"법인세, 산업·지역별로 차별화시켜야"

최 회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인세 인하와 관련, 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획일적 인하보다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인세 지원은 산업·지역별로 차별화시켜야 효과가 크다"며 "다만 세금을 내야 국가 문제를 해결하는 만큼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국가철학과 국정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내년도 정부의 역할로 위기관리와 취약계층의 케어를 꼽았다. 그는 "1997년 IMF(외환위기) 당시에도 힘들어했지만, 나중에 몇 년 후를 보면 반등에 성공하고 (기업들의) 체질개선도 많이 했다"며 "맞춤형 경제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체질강화를 이끌고 취약계층에 미칠 임팩트를 최소한으로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도 있던 걸 받은 형태가 되다 보니 여기서 갖고 있던 문제점이나 이런 게 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있는 걸 어떻게든 더 잘 키워야 하는 얘기로 계속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젊어지면 아예 됐다, 그러고 나는 내 것 그냥 한다.
이러고 갔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 같다"며 "그러다 홀랑 말아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도전을 할 것 같다"며 웃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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