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조특위 현장조사서 '이상민 책임론' 두고 여야 기싸움
2022.12.23 17:16
수정 : 2022.12.23 17: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3일 정부종합청사에 현장조사를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한 반면, 국민의힘 위원들은 방어에 나섰다.
이태원 국조특위는 이날 정부종합청사와 용산구청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참사 현장과 서울경찰청, 서울시청에서 첫 현장조사를 벌인 데 이어 두 번째 현장조사다.
정부종합청사 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현장조사에서 민주당은 참사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바로 꾸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행안부 장관의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시스템의 문제"라며 방어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참사가 났을 때 장관이 곧바로 중대본을 꾸렸어야 했는데, 대통령 지시에 의해 꾸려졌다"며 "재난에 대응하는 국가 시스템이 안 잡혀있다. 이 장관은 대통령의 지침을 받는 게 아니라 알아서 먼저 보고하고 가동해야 하는데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긴급구조통제 단장인 소방서장이 응급조치하는 것이 중요하지, 중대본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일회성으로 이미 재난이 종료된 단계에서 중대본은 촌각을 다투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이 장관은 "중대본은 사망자 확인과 보상, 추모 공간 마련 등을 하는 곳이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중대본을 꾸려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반박했다.
김 의원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158명이 사망했는데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냐"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장관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장관은 "참사 발생 후 1시간 동안은 보고도 받지 못했고 컨트롤타워로서 2시간 만에 현장에 갔다. 시스템의 문제냐 장관의 문제냐"고 물은 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물음에 "시스템의 문제"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이 장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닥터카 탑승 논란'이 불거진 신현영 민주당 의원을 언급, "DMAT(재난의료지원팀) 차에 국회의원이 타고 이삼십 분 (도착을) 연기해서 인명 구조를 못 하게 하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일이 촌각을 외면하는 것이지 관료적으로 본부를 차리는 게 급하지 않다"고 옹호했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도 "사고가 났는데 대책본부를 먼저 만들고 사고 현장으로 가야 하냐, 사고 현장에서 빨리 수습하고 구조해야 하냐. 그건 삼척동자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은 "행안부에 보고가 늦은 점이 대단히 안타깝다. 일차적으로 용산서에서부터 체계를 갖춰서 보고 했더라면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다"며 시스템에 책임을 돌렸다.
한편,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행안부에서 '국가위기관리지침' 자료 제출 여부를 대통령실과 협의해 보겠다고 말하자 "대통령실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건 괘씸한 말이다. 주무 부처가 대통령실에 일일이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