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종사자 80만 육박…고용부 "보호 시급"
2022.12.27 12:17
수정 : 2022.12.27 12: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플랫폼을 매개로 배달, 가사 등 각종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약 8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플랫폼 종사자는 79만5000명으로, 15~69세 취업자의 3.0%를 차지했다.
플랫폼의 구인·구직 소개 또는 알선을 통해 일거리를 구한 '넓은 의미의 플랫폼 종사자'는 291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219만7000명)에 비해 72만2000명(32.9%) 증가했다,
이 중 플랫폼이 노무 제공에 미치는 역할이 더 큰 좁은 의미의 종사자가 주요 분석 대상이다.
직종별 규모를 보면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전년 대비 2.2%(50만2000명→51만3000명) 늘어난 반면, 가사·청소·돌봄 직종은 89.3%(2만8000명→5만3000명) 증가했다.
특히 전체 종사자 가운데 배달·배송 직종의 비중은 지난해 75.9%에서 올해 64.5%로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웹 기반형인 미술 등 창작활동 직종 종사자는 3만6000명으로 지난해(1만9000명)보다 89.5% 증가했다. 데이터 입력 직종(5만7000명), 통번역·상담 등 전문서비스 직종(8만5000명)도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중심 노동이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전환되는 노동시장 변화를 보여준다.
근무실태를 보면 절반이 넘는 57.7%가 주업으로 해당 일을 하고 있었다. 주업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총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하는 경우를 말한다.
부업형(21.1%)과 간헐적 참가형(21.2%)도 있었다. 간헐적 참가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 미만이거나 주당 노동시간이 10시간 미만인 경우에 해당된다. 부업형은 그 중간형태다.
월 평균 근무일수(14.7일)와 일 평균 근무시간(6.4시간)은 전년도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월 수입은 146만4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18.9% 증가했다.
1년 전보다 수입이 줄었다는 응답 비율은 48.0%로 나타났다.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감소 응답률이 절반을 넘겼다.
현재 일자리가 첫 번째 일자리라는 응답자는 12.9%로 집계됐다. 10명 중 1명 이상이 플랫폼을 통해 노동시장에 최초로 진입하는 셈이다.
플랫폼기업과 계약 체결 여부에 '어떤 계약도 맺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3.4%로 지난해(42.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김유진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고용형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일하는 종사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부터 차별받지 않을 권리, 쉴 권리를 중심으로 보호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직종별 표준계약서 제·개정, 분쟁해결시스템 마련을 통한 공정한 계약 관행 형성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