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친이냐"..한국 교민, 美 햄버거 가게서 SNS찍다 인종차별 당해
2022.12.28 14:45
수정 : 2022.12.28 15: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한국 교민들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이 촬영돼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캘리포니아주 샌 라몬의 인앤아웃 버거 매장에서 한국인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미국인 남성을 증오범죄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인 김아린씨는 친구와 함께 소셜미디어(SNS) 틱톡으로 햄버거를 리뷰하던 중 미국인 남성으로부터 이 같은 봉변을 당한 것을 알려졌다.
해당 영상에는 미국인 남성이 김씨 일행에게 다가가 녹화하고 있는지 묻고 "너희들은 이상한 동성애자들이다"라며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남성은 김씨 일행에게 "당신은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냐"고 질문한 뒤 김씨가 "한국인"이라고 답하자, "당신은 김정은의 남자친구냐. 동성 성관계 해봤냐"라는 등 황당한 발언을 일삼았다.
이후 남성은 계속해서 혐오적인 발언을 해 김씨 친구와 말다툼이 벌어졌다. 남성은 "얼굴에 침을 뱉겠다"라며 자리를 뜬 뒤 다시 돌아와 "나는 노예의 주인", "이따 밖에서 보자" 등의 말을 하며 위협을 가했다.
김씨는 해당 영상을 틱톡에 올렸고, 조회수 13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현지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덴튼 칼슨 샌 라몬 경찰서장은 트위터에 이 남성의 사진을 공유하며 "소셜미디어의 도움 덕에 우리는 (김씨) 영상에 나오는 남성을 찾았다"라며 "그는 크리스마스 당일 오전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조던에게 추가적인 혐의점이 없는지 조사하고 있고, 조던은 마르티네즈 카운티 교도소에 구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차별을 막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인권 단체 'STOP AAPI HATE'는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1만 건 이상의 증오 범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고된 사건의 절반가량은 공공장소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