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도 담보없는 저신용자 외면..대출절벽 가속화

      2022.12.28 16:16   수정 : 2022.12.28 16: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대부업 대출잔액이 소폭 늘었으나 이용자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대출이 줄고 담보대출이 늘어나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들의 대출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부 이용자 수는 106만40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만6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5조8764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1조2335억원(8.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담보대출이 8조5488억원으로 53.8%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은 7조3276억원으로 46.2%를 차지했다.
대부업의 담보대출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집계 당시 51.9%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신용대출 비중을 넘어선 뒤 증가추세다. 담보대출이 늘고 신용대출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에게 나가는 대출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담보대출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대부이용자 1인당 대출 잔액은 1492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308만원)보다 늘었다.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0.7%포인트(p) 하락한 14.0%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이후에는 조달금리까지 급등해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에서도 외면당하면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달비용에 더해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 프리미엄까지 금리에 반영할 경우 법정 최고금리인 20%를 넘길 수밖에 없는 만큼, 차라리 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담보대출 위주의 영업에 나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대출자는 96만8688명으로 지난해 12월 말(106만7005명)보다 9만8317명 감소했다.

특히 저신용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신용점수가 300점대(300점 이상 400점 미만)인 차주는 전년 말 44만2336명에서 9월 말 37만1504명으로 7만832명이 줄었다.

조달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하자 대부업계는 신규 대출 취급을 축소하는 추세다. 지난 26일 대부업계 1위 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연체율 급등과 조달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신규 대출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이 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담보대출 위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며 "12월의 경우 이전보다 신용대출 취급 규모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 20%인 법정 최고금리를 시장금리에 연동시키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은 "시장금리 수준에 맞게 법정 최고금리를 연동시켜서 여유를 줘야 한다"며 "업체들이 경쟁을 통해서 금리가 내려가도록 해야지 법정 최고금리를 낮춘다고 무작정 금리가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약차주들은 초고금리의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다양한 정책 금융 상품을 비롯해 두터운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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