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에 체면 구긴 서원주.."의결권 행사 등 고려"

      2022.12.28 19:12   수정 : 2022.12.28 19: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기금이사)이 취임 첫 날 일성에도 구현모 KT 대표에 체면이 구겨졌다. KT 이사회가 28일 회의를 통해 구현모 현직 CEO(최고경영자)를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해서다.

서 CIO는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줘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으로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구 KT 대표는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에 경선을 역제안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14명의 사외 인사와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13명의 사내 후보자를 두고 적격 여부를 검토해 심사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어 심사위가 총 일곱 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쳐 이날 구 대표를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심사위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서비스 매출 16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취임 당시 대비 지난달 말 기준 주가가 90%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였으며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그룹 사업구조 및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KT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 밖에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법적 이슈와 관련 대표 자격 요건을 면밀히 검토한 뒤 정관과 규정상의 이사 자격 요건 등을 고려할 때 차기 대표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구 대표는 2014~2017년 KT의 국회의원 ‘불법 쪼개기 후원’에 가담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약식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진행 중이다. KT는 금고형 이상일 경우에만 사임 권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 CIO는 "KT를 비롯해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의 CEO 선정시 개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을 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주주 이익 극대화, 지속 가능한 주주이익을 추구해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KT에서 좋은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오판였다.

서 CIO는 "공적 장기 연기금으로서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방법은 수탁자책임활동(스튜어드십코드)이다.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합리적 지배구조 관련 주주권 행사, 주주권 제고 노력 등을 할 것"이라며 "책임투자 활동을 강화해 하락 위험을 관리하겠다. 셀프연임 등을 막아 주주이익 극대화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도 "소유분산기업이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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