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월드컵’ 박항서·신태용·김판곤 손 끝에 달렸다

      2022.12.29 18:09   수정 : 2022.12.29 21:43기사원문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20일, 아시아에서는 또 하나의 월드컵이 조용히 막을 올렸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이다.

이번 미쓰비시컵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유독 한국 지도자들이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는 무려 3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있다.
말 그대로 '신(新)축구 한류'라고 할 만하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63)과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신태용 감독(52)이 있다. 여기에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53)이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박 감독, 2020년 신 감독에 이어 세 번째 동남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다.



최근 한국 축구 지도자들의 동남아 진출에 가장 크게 공헌한 인물은 역시 박항서 감독이다. 5년 전 처음 베트남에 입성한 박 감독은 태국, 말레이시아에 철저하게 밀렸던 베트남 축구를 환골탈태시켰다. 이제는 동남아 최강자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96위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준우승, 같은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 2월 1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는 중국을 3-1로 물리치기도 했다. 이날 승리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동남아 국가가 거둔 첫번째 승전보였다.

박 감독은 이번 미쓰비시컵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다. 베트남과 5년 동행을 끝낼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스즈키컵(미쓰비시컵 전신) 첫 출전만에 준우승을 거둬 인도네시아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한번의 '신태용 매직'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김판곤 감독은 동남아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미쓰비시컵이 한창 진행중인 현재 한국인 감독 3인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일단 A조에 위치한 신 감독은 2연승을 질주했다. 1차전서 캄보디아를 2-1로 꺾은 인도네시아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쓰비시컵 A조 2차전에서 브루나이를 7-0으로 격파했다. 인도네시아는 승점 6점으로 조 1위로 치고 올라갔다.

우승 후보 0순위 베트남도 2연승으로 B조 1위를 기록중이다. 베트남은 첫 경기에서 라오스를 6-0으로 크게 이긴데 이어, 김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었다.


라오스와 미얀마를 따돌리고 2연승을 달리던 김 감독의 말레시이아는 베트남에 패해 내년 1월 3일 열리는 싱가포르와의 4차전 경기가 매우 중요해졌다. 싱가포르에게도 패한다면 4강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진다.


지난 1996년 창설돼 격년제로 열리는 미쓰비시컵은 스즈키컵으로 불리다가 올해부터 일본 기업 미쓰비시전기의 후원을 받으면서 대회 명칭이 바뀌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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