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은 이란 체스선수, 이란 안돌아간다.."생명 위협 인지한듯"

      2022.12.30 07:34   수정 : 2022.12.30 07: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란 국적임에도 이틀 연속 히잡을 쓰지 않고 국제 경기에 참가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체스 선수 사라 카뎀(Sara Kadem, 25)이 남편과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 등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카뎀은 최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국제체스연맹(FIDE) '세계 래피드&블리츠 체스 챔피언십'에 히잡을 쓰지 않고 참가했다. 카뎀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지난 9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 체포됐다가 의문사 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에 대한 연대의 제스처로 추정했다.
현재 이란에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날 엘파이스는 카뎀 측 관계자를 이용해 "카뎀이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이 공개된 것으로 인해 목숨이 위험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카뎀 부부는 스페인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로 아파트 위치를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뎀의 위치가 알려질 경우 이란 최정예군 혁명수비대 해외 요원들이 암살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어 텔레그래프는 카뎀이 이란에 귀국하지 않고 스페인으로 이주하기로 한 이유로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의 사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레카비는 10월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참가했다가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레카비 가족이 머물던 이란의 주택은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뎀은 1997년생으로 FIDE 세계 랭킹 804위, 이란 10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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