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식·채권 시장서 4경3700조원 사라져

      2023.01.01 06:51   수정 : 2023.01.01 0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전세계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34조6000억달러(약 4경3700조원)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 등이 금융시장을 덮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손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주식·채권 동반 폭락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20%가 사라졌다.

선진국, 신흥국 주식시장 흐름을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가 지난해 20% 하락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부터 프랑크푸르트, 상하이 증시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증시가 폭락한 여파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한 가운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33%,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 폭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이 1년새 2배 넘게 폭등했다.

전세계 장기 금리 기준이 되는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21년말 약 1.5% 수준에서 지난해 말 3.9%로 올랐다.

이는 1960년대 블룸버그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상승폭으로는 최대 기록이다.

달라진 환경

픽텟자산운용 수석전략가 루가 파올리니는 주식, 채권 모두 낮은 인플레이션과 저금리 드라이브 속에 지난 3년간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결국 심판을 날을 맞았다면서 시장이 큰 교훈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이 오랜 기간 상승세를 타면 언젠가는 하락을 맞을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하락 충격은 심각할 것이라는 교훈이다.

시총 25조달러 사라져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는 25조달러에 이른다.

또 전세계 국채·회사채 흐름을 추적하는 멀티버스지수에 따르면 전세계 채권시장에서 사라진 돈이 9조6000억달러다.

제너럴리보험자산운용의 투자책임자 안토니오 카바레로는 지난해 주식과 채권시장 동반 하강은 투자자들에게 '게임체인저'라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시장 하강이 주식에 주로 집중돼 채권 가격은 올랐지만 올해에는 채권 역시 동반 추락해 당시와 다른 상황을 빚었다는 것이다.

이전 경험을 토대로 채권에 집중했던 투자자들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고 카바레로는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해 강력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전세계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동참한 것이 채권 시장도 침몰시켰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 역시 지난해 동반 폭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라진 시가총액이 1조7000억달러에 이른다.

반면 상품시장은 상승세를 탔다.


상품 가격 지수인 S&P GSCI는 지난해 에너지·농산물 가격 급등에 힘입어 9% 상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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